오세훈 "임기 1년이라 마음 급했다.. 시의회 비판 표현 사과"

오세훈 서울시장. 공동취재

“저의 좌절감과 간절함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시의회에 대한 비판적 표현이 있었던 점에 대해 시의원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비판을 이어가던 서울시의회를 향해 사과 표명을 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자신의 역점사업 예산을 삭감한 데 대해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예산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 릴레이를 이어왔다.

이날 오후 오 시장은 ‘지못미 예산 시리즈를 마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시의원들에게 그간의 표현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지난 7일 ‘지못미 예산 시리즈 1-장기전세주택’을 시작으로 비판을 시작했던 오 시장이 관련 글을 마무리하며 일종의 봉합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정말 해내고 싶은 일들을 위한 예산이 삭감될 때마다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듯한 고통을 감수해야 했고 해당 부서의 공무원들 보기에 면목도 없어서 때론 공격적 표현도 동원하게 됐다”며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기 1년 남짓 잔여임기의 시장이다 보니 마음이 급했다”며 “바로잡고 싶은 것과 새로 하고 싶은 것이 넘쳐나다 보니 과욕을 부리는 것으로 비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올해는 예년보다 서둘러서 추경 예산안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시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오전에도 페이스북에 “시의회의 예산 삭감 때문에 서울시의 골목상권 육성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 차질이 생겼다”며 “골목상권에서 제2, 제3의 백종원이 나올 수 있도록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 시장의 사과 글에 앞서 이날 오전 김인호 서울시의회 회장은 오 시장을 향해 “돌아봐도 아쉬운 사업이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김 의장은 페이스북에서 “‘오세훈 사업’이라는 꼬리표는 누가 붙였는가”라고 물으며 “시의회는 합리적으로 고민했다. ‘오세훈 사업’이라는 꼬리표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 사업을 예로 든 김 의장은 “스마트밴드 5만개 구입비는 이미 지난해 모두 편성돼 올해 필요하지 않다. 추가로 확대하고자 했던 예산만 감액하고 기존의 사업유지 비용은 전액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치열한 협의와 조율 끝에 극적으로 통과된 예산을 놓고 왜곡은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며 “소음에 그치고 마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