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양자 TV토론 가시밭길.. 세부일정 이견

이재명(왼쪽부터)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양자 간 TV토론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어렵사리 양자 토론 개최에 합의하긴 했지만, 일정 조정에 손발이 맞지 않아 잡음을 내고 있다. 여기에 양자 토론에서 배제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TV토론이 오는 27일 밤 10시부터 120분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박주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TV토론준비단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 13일 방송3사에 TV토론 개최를 요청했고, 방송사 측이 27일 밤 10시로 토론 일정을 정해 양 당에 회신했다"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5일 오후 2시 방송사와 만나 토론 주제와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국민의힘은 토론 일정은 결정된 게 없다고 부인했다.

국민의힘 TV토론 실무협상단 대표인 성일종 의원과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인 전주혜 의원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KBS 측이 27일 하자고 의견을 보내왔는데 박 단장이 그대로 공개한 것"이라며 "민주당과 다시 어느 날짜가 적합한지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설 전날인 31일 황금시간대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 의원은 "시간대와 날짜, 진행자를 누구로 할지는 당연히 양당 협의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즉각 양자 토론에 반발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법률적 대응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중앙선대위 대변인단 명의의 성명에서 "거대 양당의 기득권 논리로 국민의 알권리를 강탈한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심 후보와 안 후보를 포함한 4자 간 토론도 추가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논의 영역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박 단장은 안 후보와 심 후보의 반발에 대해 "설 연휴 후 4당 합동 토론을 이 후보는 수용한다는 입장"이라며 "윤 후보를 포함해 다른 3당 후보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 의원은 "양자 토론회는 민주당이 요청한 것에 저희가 응한 것이고, 저희가 1차 회의에서 '토론을 하자'고 결론이 나서 합의를 끝냈다"며 "원래 양자로 요청됐고,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4자간 토론은 논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