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에게 대선을 묻는다] "자유냐, 독재냐 결정.. 캐스팅 보터 2030 잡으려 마구 질러대"
60대 이상 죽었다 깨나도 보수
2030세대 집중 공략하는 것
李 후보 골수층 지지율 공고
정권교체 원해 확장성은 한계
30% 박스권 벗어나기 어려워
尹-安 단일화 단언 어렵지만
安 지지율 오르면 더 힘들어
정권교체 대단히 위험해질 것
[]에게 대선을 묻는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후보의 자질 논란과 크고작은 변수가 범벅이 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통령 선거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국민들은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디지털 대전환기에 어떻게 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느냐는 고민보다는 가십성 치부 드러내기가 횡행한다. 디지털타임스는 매주 수요일 명망있는 정치평론가와 학자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대선 판세를 어떻게 읽고 있는지, 또 유권자 입장에서 어떻게 현명하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지 물었다.
첫 번째는 대담자는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다. 홍 교수는 보수우파 정치평론 논객으로 통하지만 가치판단에 있어서는 좌우 가리지 않고 직설을 해온 학자다. 한때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기득권 카르텔에 대해서 '썩은 물'이라고 일갈한 적도 있다. 정치경제학적 너른 시각과 예리한 비판은 대중의 관심을 끌어왔다. 홍 교수는 중앙선관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을 맡아 선거토론 관리에도 관여하고 있다. 홍 교수는 이번 대선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 가치를 존속할 수 있느냐 없느냐 판가름하는 선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지난 5년을 돌아보면 국가의 역할이 굉장히 비대해졌다"며 "민간이 할 수 있는 영역까지도 국가가 개입하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경제적자유와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은 헌법에 규정한 개인 자유의 토대로서 경제적자유에 대한 믿음을 계속 이어가느냐 않느냐 결단하는 선거라는 것이다.
홍 교수는 앞으로도 지지율이 출렁일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간 단일화가 실패할 경우 야권의 승리는 힘들 것으로 봤다.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이 더 고공행진하거나 2~3% 정도로 낮아질 경우 단일화 가능성은 더 낮아지고 10% 내외 경계선에 있을 때 단일화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본인의 도덕적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떨쳐내지 않는 한 지지율 40% 벽을 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내놨다.
홍 교수도 이번 대선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20대 남성은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피해를 많이 받은 계층이라며 변화에 대한 갈망이 커서 정권교체 투표성향을 보일 것"이라며 "2030의 변화욕구와 60대 이상의 보수성향이 합쳐져 정권교체 여론이 높을 수밖에 없고, 투표일까지 이는 상수(常數)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18일 추가 전화인터뷰에서 김건희 씨 녹취록과 관련해 윤 후보의 부인 리스크가 오히려 줄어드는 효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씨가 적절한 시기에 후보 부인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새문안로 본사 회의실에서 가졌다. 이틀 전 얼굴 점을 빼 거즈를 붙인 상태였다. 지면 사진은 포토샵을 했지만 동영상은 할 수 없었다. 독자의 양해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김건희 씨 녹취록이 공개됐는데요. 윤 후보 측면에선 외려 '김건희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 생각도 그렇습니다. 법적 문제될 소지가 없는 것 같고요. 공개 전에는 국민의힘이 우려를 많이 한 것 같은데, 오히려 20대 젊은층에서는 윤 후보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고 하잖아요. 저는 적절한 시기에 김건희 씨가 후보 부인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 후보가 홀아비도 아니잖아요. 또 상대는 부인이 열심히 뛰는데, 이쪽에서 가만히 있는 것도 이상하고요. 사회 소외된 분야를 찾아 조용히 보살피는 일을 해야 합니다. 여성 국회의원들도 많고 의원들 부인도 있잖아요. 그 분들과 같이 활동을 하면 좋을 듯합니다."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녹취록을 제보한 사람이 또 의문의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라는 것이 다시 불거졌다는 사실 자체가 이재명 후보한테는 굉장히 큰 악재죠. 그리고 대장동 의혹 공판도 시작됐고요. 지뢰밭이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고 봐요."
-대선 투표일로 갈수록 후보들의 리스크는 계속 나올 것으로 보십니까.
"선거의 막판으로 가면서 하나씩 불거지는 경향이 있어요. 대장동 의혹 관련 첫 번 째 공판이 있었는데, 거기서 나온 피고인 김만배의 말은 '성남시장의 지침에 따른 거였다'는 거잖아요. 이것이 유권자들한테 미칠 영향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저는 비슷한 일이 앞으로도 굉장히 벌어질 수 있다고 봐요."
-결국 후보의 신뢰의 문제인데요.
"선거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유권자들이 표를 어떻게 행사하느냐 라고 하는 건데요. 누구든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을 할 때 얘기하는 사람의 의도가 있을 거고요. 그 다음에 보통 화자의 의도라고 그러면 그걸 듣는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의미가 있을 거거든요. 제일 좋은 것은 그게 일치가 되는 게 제일 중요한데, 많은 경우에 이게 일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지금 대장동 의혹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제기되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조폭과 관련된 연루설 이런 소위 후보 본인 리스크 요인이 상당히 있는 겁니다."
-이재명 후보의 정책과 공약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습니다.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될까요.
"효과는 두고 봐야 하는 거고 (확장성) 의도를 가진 건 분명한 겁니다. 우리 정치학 이론 중에 '호텔링(해럴드 호텔링) 프린시플;이라는 게 있어요. 좌우파의 이념적 성향이 보통 정규분포로 이루어졌을 때 정책이나 각 입장들이 중간에 수렴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중간에서 멀어질수록 얻을 수 있는 표의 양이 줄어드니까요. 아이스크림 장사가 아주 더운 여름날 해변에서 아이스크림 장사를 할 때 어느 위치에서 하는 게 가장 유리하냐 하면, 사람들이 정규 분포한다고 가정하고 제일 가운데에서 서로 등을 맞대고 장사하는 게 유리하죠."
-요즘 민주당이나 국힘의 정책과 공약이 닮아가는 것이 잘 설명되네요.
"이재명 후보도 그렇고 윤석열 후보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윤석열 후보 같은 경우 출산하면 100만원씩 준다라든가 임대료 분담제라든가, 이런 것들은 전형적으로 좌파적 정책이거든요.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상관없이요. 막 내놓는 겁니다. 자기의 어떤 이념적 위치를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면 그건 불리하다고 보는 거죠."
-이번 대선은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어디에 중점적 의미를 두느냐 또 어떤 입장에 따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습니다마는, 제가 보는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 지난 5년을 돌아보면 국가의 역할이 굉장히 비대해졌어요. 정부나 공공부문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하면서 공공부문만 해도 직원을 한 20만 명 늘렸습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이것이 결국 젊은 세대들한테는 굉장히 큰 부담일 수밖에 없거든요. 아시다시피 인구구조가 어떻습니까. 고령화 속도는 가장 빠른 편이고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최고예요.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거든요. 문 정부 이전 국가의 기틀을 문 정부가 방향을 튼 데 대한 국민의 평가가 내려지는 선거라고 봅니다."
-외교안보 면에서는 어떤가요.
"이런 상황에서 안보상으로는 북한의 단순한 핵무기도 심각한데, 거기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하거든요.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요. 국가안보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어요. 게다가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견제, '헤게모니 컴피티션'이 시작됐고요. 기존 미국의 리더십이 이끌어오던 국제정치에 중국의 도전이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고요.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우리대로 세계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모든 산업의 핵심이 되는 반도체를 비롯해서 여러 분야에서 핵심적 능력을 보유한 국가가 됐고요."
-국제적 위상이 부상하는데 그것을 이용할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인가요.
"문재인 정부 5년간 어떤 현상이 벌어졌느냐 하면 소위 토지에 대한 개념이 공개념 정도를 넘어서 공유화로 가고 있어요. 문재인 케어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복지지출을 확대해야 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에요. 그 방향은 분명한데 문제는 문재인 케어 이전의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증가시키지 않아도 불과 앞으로 한 10~20 년 후면 의료비지출 등이 OECD 평균보다 훨씬 더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는 겁니다. 현재 OECD 평균이 20%인데 우리는 12%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지만 고령화 속도를 볼 때 10~20년 후에는 40%가 넘게 됩니다. 이런 미래를 보지 않고 지금 계속 복지 얘기를 한단 말이에요. 감당할 은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지금 그렇게 가고 있잖아요.저는 이번 선거의 본질은 시장경제냐 계획경제냐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생각해요. 더 간단히 말하면 자본주의냐 공산주의냐,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자유냐 독재냐를 선택하는 그런 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계획경제로 가는 것이라고 보십니까.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서 그동안 해왔던 행적을 보면, 독재 가능성이 높아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응징하잖아요. 자신과 다른 정책이라고 남양주 시장과 갈등을 겪었잖아요. 이재명 지사가 하천·계곡 정비를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하자 남양주시의 공무원들이 우리가 한 거라고 했더니 15명을 징계를 했어요. 이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소송을 냈고 경기도가 졌어요. 일산대교 통행료 같은 것도 마찬가지예요. 계약이나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나한테 이익이 되겠다, 투표에 도움이 되겠다 하면 저지르고 보는 거예요. 이게 독재가 아니면 뭡니까. 그래서 저는 이번 선거의 의미가 시장경제냐 계획경제냐, 자본주의냐 공산주의냐, 자유냐 독재냐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보는 겁니다."
-이재명 캠프는 이재명이 당선돼도 정권교체라고 합니다.
"이번 선거의 중대성은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문재인 정부가 초석을 놓은 상태에서 그 초석 위에 공산주의, 계획경제, 독재의 길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것을 판가름하는 데 이르렀다는 겁니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라는 책이 있어요. 민주주의가 독재화 되는 모든 과정에서 합법적이지 않은 나라가 없어요. 독재는 합법을 가장합니다. 20세기 독재와 전체주의가 그랬어요. 쿠데타에 의한 것은 이미 구시대 유물이고 시금은 정권을 잡은 사람이 언론이라든가 사회적 심판 기능, 사법부 이 모든 것을 장악해가지고 국민들을 호도하는 거죠. 선거라고 하는 합법적 수단을 통해서 독재의 길로 가는 거예요. 제가 보기에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미 시작이 됐어요.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서 이재명 후보가 얼마나 핍박을 받았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도 정권교체라고 했거든요. 그러자 민주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어요.
"(웃음)하고 싶은 대로 얘기하라고 그러시죠. 그걸 정권교체로 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부끄러운 줄 모르고 국민을 속이려 드는 건데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봤으면 그런 말을 합니까. 오히려 송영길 대표가 그런 말을 할수록 득보다는 실이 클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국민이 그런 판단을 할 것으로 보십니까.
"제가 이해하고 있는 것이 정확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금 투표성향이 굉장히 진영적이거든요."
-2030대와 60대 이상 대(對) 40대와 50대 초반까지 정치적 지향이 완연한 차이를 보이는데요.
"40대와 50대 초반 세대가 학교를 다닐 때가 전교조 교사들의 전성기였습니다. 전교조가 출범할 때는 우리 교육계가 상당히 문제가 많았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사립학교 재단의 부패라든가 이런 게 많았어요. 소위 말해서 '교육정의 실현' 이런 면에서 뜻있는 교사들이 전교조에 굉장히 참여를 많이 했고, 초기에는 그런 초심이 있었습니다. 한때 9만5000명에서 10만명 가까이 되는 아주 굉장히 큰 조직을 형성을 했고요. 그리고 그분들이 교육계의 정화에 상당한 기여를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40대와 50대 초반이 그때 학생들로, 그러한 전교조 교사들로부터 정의감을 느꼈을 거예요. 이 세대는 나이가 들어가도 진보 좌파적인 성향이 굉장히 높은 세대일 거라고 보는 겁니다."
-그렇다면 2030의 정통적 보수적 성향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전교조의 쇠퇴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전교조가 급격하게 세력이 약화되고 초심을 잃게 되는 가장 큰 사건이 뭐였냐면 '교원평가제'에 대한 반대였어요. 전교조 지도부가 드러내놓고 반대를 했는데, 사실은 이미 대학 교수들도 다 평가를 받고 있었던 거예요. 학생들한테 평가를 못 받는다고 하면서, 과거에 아주 정열적으로 교육 정화 운동에 참여했던 교사들이 대거 전교조를 탈퇴했습니다. 지금은 아마 전교조 교사가 한 5만 명 정도로 줄었을 겁니다. 이제는 전교조가 어떤 특정 교사집단들의 이익 단체로 전락을 해버린 거예요."
-순수성을 잃은 그 분들이 현 2030들이 학생일 때는 제대로 의식화를 못했다고 봐야 하겠네요.
"북한 문제라든가 민주화운동에 대해 과거 열정적이고 순수했던 전교조 교사들이 가르쳤을 때는 학생들이 스펀지처럼 빨아들였어요. 그 영향력이 아주 강했지요. 하지만 자기들 이익을 챙기는 교사 집단에 대해 학생들은 감화 받지를 못하는 거죠."
-지금 '이대남'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들은 40대보다 탈이념적이고 합리적이며 사회에 대한 이타적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자기 이익을 지키려는 건 누구나 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지만, 최근 일어나는 이대남 현상은 희망적입니다. 20대 남성들의 지금 소위 '엔타이 페미니즘' 현상도 그 이유가 있고 또 공도 있고 과도 있어요.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 20대 남성은요, 군가산점제 혜택도 못 받아요. 없어졌어요. 물론 여성들이 '애 낳는다고 특혜를 주냐' 그러면 한말은 없지만, 지금은 아이를 낳고 다시 직장에 복귀하고 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두터운 보호를 하고 있잖아요.게다가 성추행 사건이나 이런 것들이 발생했을 때 여성부나 혹은 좌파 여성 운동가들의 태도를 보면 '이거는 아니지 않느냐'라고 하는 반성이 이대남 뿐만 아니라 20대 여성들한테도 이제 나타나는 거죠. 또 다른 하나는 지금 20대 젊은 친구들은 과거하고는 달리 대학을 졸업하고 나와도 일자리가 마땅하지 않아요.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길이 상당히 막혀 있는 겁니다. 사회 구조적으로 20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동료 의식이 아무래도 생겨날 수밖에 없는 거죠. '우리가 피해를 받고 있다'는, 소위 말해서 이대남 현상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대남 공약에서는 포퓰리즘 경쟁이 더 치열한 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윤석열 후보가 병사 월급 200만원 얘기했는데, 이게 사실은 어떤 근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다만 '최저임금만큼은 줘야 될 거 아니냐'라고 해서 200만원이 나온 겁니다. 그렇다면 부사관 월급은 어떻게 되고, 그 다음 장교들 월급은 어떻게 되냐는 문제가 생기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은 앞뒤 안 보고 이대남에 영합해야 하니까 질러대는 겁니다. 그건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후보나 똑같습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득표 전략에 이용하느냐가 중요하게 된 겁니다."
-이번 대선에선 이대남 표가 당락을 좌우할 거로 보십니까.
"40대에서 50대 초중반까지는 완전히 진보좌파이고 60대 이상은 죽었다 깨어나도 보수인데, 나머지가 어디인가요? 2030이잖아요. 2030 세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이 2030 세대가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 보터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커진 거죠. 선출직으로 뽑히는 공직은 '동냥 벼슬'이라고 하잖아요. 후보들이 최고의 을이에요. 그러니까 최대한 표를 끌어들일 수 있으면 모든 걸 다 강구하는 거죠.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면 마구 질러대는 겁니다."
-공약은 '공약'(空約)이라고 하는데요.
"그렇죠. 나중에 이걸 다 할 거 하면, 아마 어느 쪽도 그렇게는 못 할 겁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거기에서 공약의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할 겁니다. 어떤 정책과 공약이 가장 중요하냐고 따진다면, 상대방의 공약에서도 가져올 수도 있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는데 뭘 못하겠어요. 그래서 저는 공약 남발을, 그러려니 하고 보고 그걸 가지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대선 전까지 큰 변수가 일어난다면 어떤 성격의 것일까요. 설 전까지 야권에서 이재명에 대한 어머어마한 네거티브를 터뜨릴 것이라고 여권 인사들이 말을 했거든요.
"글쎄요. 점쟁이가 아닌 다음에야 모르죠. 다만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예측을 해본다면, 지금 이재명 리스크는 본인 리스크이거든요. 변호사비용 대납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이 또 죽었어요. 또 대장동 의혹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있었잖아요.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공판이 계속된단 말이죠. 거기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언이라든가 공방 속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한 것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단 말이죠. 윤석열 후보가 당 내분으로 지지율이 빠지는데도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서 전혀 반사이익을 보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도 이재명 본인 리스크에서 기인하는 겁니다."
-윤석열 후보 입장에선 이준석 대표가 또다시 작년 당대표 직무 이탈 같은 변수가 생길 우려는 없을까요.
"저는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봅니다.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되면 윤석열 후보로서는 '거의 끝장'이죠.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될 거고요. 그 외에 윤석열 후보는 본인 리스크도 없지 않지만, 본인 리스크보다 가족 등 주변 리스크가 커요. 본인 리스크는 토론이라든가 이런 과정에서 어떤 말실수나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어요.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윤 후보는 사실은 추미애와 문재인이 만든 거고, 국민들이 불러낸 그런 후보라고 하는 측면이 있잖아요. 평생을 검찰에 있었고 정치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급작스럽게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긴 했지만 당내 기반이 없어요.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윤석열 후보는 이런 점이 리스크입니다."
-당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당내 기반은 다져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실언이나 실책 리스크는 소위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관리 가능한 리스크 정도로 보입니다. 처가나 부인 리스크가 이제 좀 남아 있을 수 있죠. 아무래도 이거는 본인 리스크에 비하면 본질적으로 성격이 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저는 리스크의 위험이 이재명 후보 측이 훨씬 크다고 봅니다."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가 시도된다면 그 과정도 하나의 리스크인데요.
"만약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하고 윤석열 후보로 단일화한다면 안철수 후보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변수죠. 후보 단일화 과정 속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국민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고만' 하고 뒤돌아설 수 있는 그런 것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회복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2030세대가 다시 돌아섰다고 봐야 될 겁니다. 2030대 중에서도 중도층이 넘어왔다 볼 수도 있겠지만 하여튼 2030대의 복귀는 확실해 보여요. 그러나 중도층 전체의 복원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미흡한 것이 안철수 후보가 여전히 12%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잖아요. 5%대에 머물던 사람이 조사 결과에 따라서 15%까지 올라왔어요. 좀 더 트렌드를 봐야 알겠지만, 안철수 후보와 윤 후보는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이 있거든요. 윤 후보에게 중도층이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이재명 후보가 30% 후반 박스권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41.1%의 득표율을 보였거든요. 이 후보가 40% 벽을 넘을 수 있을까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골수 지지층에서는 공고해요. 그러나 확장성에서는 한계가 있어요. 지금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수가 여론조사에서 항상 정권재창출 지지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게 나오잖아요. 많을 때는 15%, 20%까지 높아요. 저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이 대폭 줄어든다면 이재명 후보가 40% 벽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사실 그건 어렵다고 봐요.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 지지율 추세가 그대로 유지될까요.
"저는 바뀔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정권교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요 몇 달 새 생각을 한 게 아니고 지난 5년간 본 걸 토대로 생각한 거니까요. 부동산정책 실패를 비롯해 여권의 수많은 내로남불이 있었잖아요. 국회 운영 스타일도 3분의 2의 의석을 갖고 그냥 마구 입법권을 행사했잖아요. 정권교체 여론이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공고하고 거기다가 이재명 후보가 리스크가 많은 후보잖아요. 소위 '리스크 프리'한 후보로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그런 입장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계속 리스크가 툭툭 나온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재명의 본 얼굴이 과연 뭐냐를 상당히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본인의 욕설과 말 바꾸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 같기도 한데요.
"입에 담기 어려운 육두문자가 너무 심하게 보이죠. 이게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요. 이런 것들이 비수가 돼가지고 언제 꽂힐지 모르는 상황이라 박스권을 벗어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봅니다."
-윤석열 안철수 단일화 가능성을 어떻게 보세요. 단일화가 안 되면 야권이 승리할 수 있을까요.
"역대 교육감 선거를 보면 보수가 항상 졌는데, 이유는 후보 난립 때문이에요. 그래서 국민의 정권교체의 염원이 얼마나 크냐, 얼마나 그것이 압력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서 안철수 후보나 윤석열 후보가 판단을 하겠죠. 정치생명을 걸고 미래를 걸고 판단할 거로 봅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반드시 단일화된다고 단언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만약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져도 단일화가 더 힘들어질 수 있죠. 굳이 단일화를 안 해도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될 거 아니겠어요. 단일화에 굳이 목을 맬 이유가 없어지겠죠. 그건 어떻게 보면 유권자에 의한 단일화를 기대하는 건데, 과연 그리 될까요? 또 지금처럼 안철수 후보가 10% 이상 유지하거나 더 상승해도, 두 후보가 단일화를 안 하면 정권 교체는 대단히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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