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아닌 비영리병원으로..녹지는 외국인 유치 역할"

[KBS 제주] [앵커]

영리병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국내 한 회사가 이 녹지병원 건물을 사들여 영리병원이 아닌 비영리병원으로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안서연 기자가 구체적으로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녹지그룹이 778억 원을 투자해서 지은 녹지국제병원은 성형외과와 피부과, 가정의학과, 내과 등 4개 과에 47개 병상만 갖추고 있습니다.

모두 1인실로 이른바 고급 의료 관광객을 유치하는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문을 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의 허가 취소로 발목이 잡혔고,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한 국내 회사가 병원 건물의 75%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녹지 측과 맺었습니다.

건물을 인수한 곳은 제주에서 골프장 등을 운영하는 회사와 대표가 같은 '디아나서울'이라는 법인입니다.

디아나서울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병원 건물 지분 75%가 디아나, 25%가 녹지 소유로, 중도금을 치른 상태며 이달 내로 잔금을 치르면 최종 8대 2 비율로 지분 정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디아나서울은 이후 '우리들녹지국제병원'이라는 국내 의료법인을 설립해 올해 하반기 비영리병원을 개원할 계획으로, 녹지 측은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녹지 측이 20% 지분을 가진 이유는 뭘까.

코로나19 이후 중국과 중동, 러시아 등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것으로, 여행사 등 녹지그룹이 가진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의료 관광객까지 모두 잡겠다는 건데, 특히 도내뿐 아니라 중국의 난임 환자 수요를 고려해 관련 치료를 신설하고, 암센터도 운영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존 1인실로 만들어진 병상을 다인실로 개조하고 중환자실도 갖출 계획으로, 의료 인력도 기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디아나서울 측은 올해 하반기까지 추진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고 영리병원 허가권을 쥔 녹지 측도 이 같은 운영 방식에 대해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녹지그룹이 갖고 있는 영리병원 허가는 어떻게 되는지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박미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