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호PD 윤석열호 합류..불붙은 뉴미디어 콘텐츠 전쟁
국민의힘이 박태호 PD를 홍보본부장으로 영입했습니다. 박PD는 여러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바 있는데요. 민주당이 앞서 영입한 쌀집아저씨 김영희 PD의 맞수라고 볼 수 있겠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노래지요?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당장 이 스튜디오 어디선가 첫사랑이라도 뛰쳐나올 거 같은 느낌이 드실 텐데요. 노래 제목은 'The power of love', 우리말로는 '사랑의 힘'이지만 사실 'TV는 사랑을 싣고'란 프로그램의 BGM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과거 이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PD인데요. 박태호 PD입니다. '무한도전'으로 유명한 그 PD 아닙니다. 성이 다르죠. 'TV는 사랑을 싣고'는 복선이었을까요? 박 PD, '사랑의 힘'을 넘어 '국민의힘'을 택했습니다.
[박태호/국민의힘 선대본 홍보본부장 (어제) : 제가 홍보 업무를 맡게 된 것은 사실상 37년간 예능 프로, 교양 프로 기획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서 아마 그런 노하우로 이 자리에 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한 방송 현장에서의 노하우를 살려서 주어진 책무를 분골쇄신해서 저의 소임을 다 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선대본 홍보본부장으로 합류한 건데요. 이제 'TV는 사랑을 싣고'가 아니라 '국힘은 태호를 싣고'라고 해야 할까요? 박 PD, 최근까지 한 종편 방송사 제작본부장을 맡아 '보이스킹'이란 오디션 프로그램을 연출했었는데요. 킹메이커로서의 경험을 살려 이제는 윤석열 후보를 킹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당장이라도 윤 후보 주연의 '태호는 당선을 싣고'를 연출할 기세인데요.
[박태호/국민의힘 선대본 홍보본부장 (어제) : 국민들이 선택해 주신 우리 후보님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많은 의견을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국민의힘이 박 PD를 영입한 이유, 바로 이 분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텐데요.
[김영희/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홍보소통본부장 (지난해 12월 2일) : 우리 이재명 후보는 사실 거기에 비해서는 좀 까칠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스마트하고 추진력이 있죠. 이제 특히 저는 현장에서 제작을 해 본 PD 입장에서는 목소리가 이재명 후보가 훨씬 좋아요.]
두번째 오늘의 인물, 민주당 선대위 홍보소통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영희 PD입니다. '쌀집아저씨'란 별명으로 유명한 김 PD, 사실 윤석열 후보 측의 러브콜도 받았었지만 결국 민주당행을 택했죠. 지난해 12월 합류한 김 PD는 이미 열일 중입니다. 이재명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를 주인공으로 여러 영상물을 제작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맞춰 선보인 부부 '캐럴 뮤직비디오'죠. 새해에는 이 후보 부부가 세계 각국의 재외국민들과 화상 통화로 새해 인사를 나누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김 PD, 경쟁자의 등장을 예감이라도 했었던 모양입니다. 런던에 있는 재외국민 가운데 우연히 김혜경씨의 친구가 나타났는데요. 혜경씨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죠. 김 PD는 이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김 PD가 박태호 PD의 'TV는 사랑을 싣고' 포맷을 빌려온 건데요. 역시 방송국 사람들 생각은 다 비슷비슷한가 봅니다.
이제 두 전직 예능PD들의 아이디어 싸움도 대선판의 새로운 볼거리가 됐는데요. 사실 두 PD의 영입 이전부터 양강 후보들 모두 치열한 뉴미디어 콘텐츠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미 유트브를 통해 자체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었는데요. 윤석열 후보는 '석열이형네 밥집'이란 자체 제작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고 있습니다. 윤 후보가 직접 만든 요리를 시민들에게 대접하고 편하게 대화도 나누는 '힐링 예능' 콘셉트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유튜브'윤석열') : 저는 개인적으로는 영화 보면 잘 우는 그리고 그냥 남한테 서운한 게 있어도 제대로 말을 못하는 사람이에요. 국민들에게 알려진 사건을 처리하고 하는 것 때문에 사진도 엄청 많이 찍을 거 아니겠어요? 그중에 제일 세게 나온 걸 뽑아서 쓰겠지.]
이재명 후보도 요리하는 석열이형에게 질 수 없겠죠. '제빵왕 명탁구'로 맞불을 놨는데요. 두 후보는 2030의 취향에 맞춘 쇼츠 영상들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데요. 공약을 쉽고 재밌게 알리겠다는 목적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쇼츠 제작 비하인드 영상도 업로드했는데요. 일종의 NG컷 모음입니다. 시청자들이 결과물 못지 않게 제작 과정에도 관심이 많다는 점을 겨냥한 듯합니다.
이 후보는 유튜브를 통해 지지자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습니다. 쌍방향 소통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매타버스 시즌2를 선보였는데요. 이 후보가 1인 유튜버로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시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유튜브로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하는 겁니다. 철저히 이 후보의 개인기에 기댄 콘텐츠인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이제 1박2일 강원도 순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입니다. 물곰탕집이 아주 유명한 집이 있어가지고 물곰탕을 먹고 왔는데 거기서 재밌는 분을 많이 만났어요.]
윤석열 후보는 직접 소통은 아니지만 대리인을 앞세웠습니다. '위키윤'이란 정책·공약 홍보 사이트에 소통 게시판을 만들었는데요. 이용자들의 질문에 'AI 윤석열'이 대신 답하는 방식입니다.
[AI 윤석열 (화면출처: 위키윤) : 위키윤은 51에 결혼했습니다. 비결은 딱 하나, 진심입니다. 그 덕에 저는 매력 있는 아내를 만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위키윤이 대한민국의 모든 노총각들을 응원하겠습니다.]
두 후보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분도 있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인데요. PD를 영입한 건 아니지만 전직 IT 전문가답게 뉴플랫폼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안 후보, 지난해 말 대선 후보 예능 섭외의 불공정 문제를 제기했었죠.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해 11월 28일 페이스북/음성대역) : 토요일 촬영을 목표로 준비가 진행되던 모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과 관련해, 목요일 밤에 갑자기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나를 비롯해 어느 누구에게도 이런 부당한 처우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TV 예능판 역시 양강 후보들에게만 집중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만이었죠. 안 후보, 못내 맺혀있던 설움을 최근 자체 예능 프로그램으로 풀고 있는데요. 안 후보가 일일 체험 알바를 뛰는 콘셉트의 '철수마켓'이란 제작물입니다.
안 후보, 고기 굽는 법은 잘 몰라도 OTT는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안플릭스'라는 콘텐츠 아카이브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대표적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착안했다고 합니다. 안 후보 관련 모든 영상 콘텐츠를 안플릭스에 모아두겠다는 구상인데요. 과거부터 최신 영상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해둘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이용자가 직접 사진과 글 등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커뮤니티도 만들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자, 오늘은 대선판에 뛰어든 전직 예능PD들을 중심으로 후보들간 뉴미디어 콘텐츠 경쟁을 살펴봤는데요. 전문인력들이 잇따라 투입되면서 앞으로 유권자의 보는 재미도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줌 인'의 재미를 따라오긴 어렵겠지만요.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국민의힘, 쌀집아저씨 맞수로 박태호PD 영입…불 붙은 뉴미디어 콘텐츠 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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