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CES 2022, '디지털 트윈' 가능성을 보다

2022. 1. 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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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진 아인스에스엔씨 대표

CES 2022가 지난 7일 막을 내렸다. 코로나 변종 확산에도 불구하고 2100여 개 기업과 4만명이 넘는 인원이 직접 현장을 다녀갔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사 기술과 제품을 알리고자 하는 기업과, 변화의 흐름을 알고자 하는 관람객의 열정이 넓은 전시장을 가득 채운 3일이었다.

미래 변화 분석·예측과 최적화를 위한 '지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트윈 플랫폼 '와이저(WAiSER)'와 적용사례를 선보이고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력과 해외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CES 2022를 다녀왔다.

기술과 제품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개발돼 왔다.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 첨단 기술과 융합해 차량, 항공기, 선박 등 모빌리티 제품이 변하고 도시, 공장, 가정, 농장도 스마트화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도 진단 수준을 넘어 치료를 잘 할 수 있도록 인간의 인지편향 한계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가상체험을 통해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환경과 서비스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같은 전통 제조기업이 IT로 제품을 스마트화하고, 소니 같은 IT기업이 자동차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 다양한 사회·산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들도 주목을 끌었다. 메타버스를 체험할 수 있는 VR·AR·XR(가상·증강·혼합현실) 제품과 서비스들도 소개됐다.

업종별 경계가 사라지고, 현실과 가상세계의 상호작용으로 세상은 메타버스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다만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한 수익과 성장을 위한 지향점은 분명하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산업 문제를 해결하고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경쟁은 더 복잡해지고 심화될 것이다.

과연 올해 선보인 제품들이 내년 이맘쯤에는 얼마나 생존하고 진화해 있을까. 인간의 물리적 노동을 제품들이 대체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인간의 인식지능을 대체하기 위한 빅데이터·AI 활용은 보편화돼 가고 있지만 판단지능을 보완·증강·대체하기 위한 분석·예측·최적화 기술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앤시스와 다쏘시스템이 앞서가고 있고 돋보였다. 앤시스는 자동차, 항공기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최적의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고, 다쏘시스템은 전통 제조문제 해결 솔루션을 기반으로 심장이나 두뇌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질병 치료를 시도하고 있었다.

매슬로우의 5대 욕구 중 생존·안전·사회적·존중 욕구를 해결하는 기술은 많이 개발되고 고도화돼 있다. 이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자아실현의 욕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다. 지혜는 정보와 지식,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인간의 특성인 인지편향은 좋은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데이터와 정보, 지식이 넘쳐나지만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도 어렵다. 시간·공간·비용·안전 등의 문제로 인해 경험도 제한적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에서 불가능하거나 하기 어려운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가상 경험(시뮬레이션) 결과를 활용해 '왓 이프(What-if)' 질문에 답할 수 있고, 미래변화 분석과 예측·최적화를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시뮬레이션이 의미가 있으려면 디지털 트윈 모델이 현실시스템을 구성하는 제품·사람·프로세스와 데이터·형상·동작특성(기능)에서 동질성과 일관성이 유지되도록 상호연동 돼야 한다. 현실과 디지털 트윈의 동질성과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잘못된 표본으로 통계를 내는 것과 같아진다. 오히려 안 한 것보다 못할 수 있다.

세상의 문제는 관계에 의해 발생한다. 문제, 즉 대응관계를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 함수다. 문제를 풀기 위해 현실 객체를 함수로 표현한 것이 모델이다. 가장 추상화한 수식이 'y=f(x)'다. x와 y는 관찰할 수 있는 현상(데이터)이고, f는 드러나지 않는 본질(기능)이다. 본질을 모를 경우 현상으로 관찰된 데이터셋(x, y)을 기계학습 시켜 본질을 찾아낼 수 있다.

시스템에 x를 입력했을 경우 출력 y를 구하는 것은 분석·예측의 문제다. 원하는 입력 x와 출력 y를 나오게 하는 f를 구하는 것은 설계의 문제다. 원하는 출력 y를 나오게 하는 입력 x를 찾는 것은 최적화의 문제다.

제품의 문제는 기업이 알아서 할 몫이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한 공공의 문제는 최적의 해를 찾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갈등이 심화돼 대립과 분열로 이어지기 쉽상이다. 더불어 잘 살아가려면 문제를 잘 정의하고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최적 대안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

디지털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전략이다. 세계 각국과 기업은 미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디지털 혁신에 혼신의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도국가로 대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기술 중심적 접근 대신 문제를 식별하고 정의해 이를 해결하는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인위적 일자리 창출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디지털 트윈 같은 혁신기술을 활용해 복잡하고 어려운 공공 문제들을 해결하고,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거리를 많이 만들고, 해외 진출과 연계하면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참가한 CES에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지혜 서비스를 돕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트윈 전문기업' 비전과 '세상과 사람을 위하여'라는 미션을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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