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철학자 최진석' 삼고초려..심 "조국 사태, 뼈아픈 오판"

조익신 기자 2022. 1. 1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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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오늘(18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전남 함평으로 향했습니다. 노장 사상의 대가로 알려져 있죠.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는데요. 선대위를 지휘할 상임선대위원장에 최 교수를 삼고초려했고, 조금전 선대위원장을 수락했다는 속보도 들어왔습니다. 이밖에 심상정 후보등 다른 제 3지대 후보들 소식까지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11%에서 15%대 사이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일단 안정적인 두자릿수 지지세는 확인한 셈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죠? 안 후보 측은 설 연휴 전에 20%의 벽을 넘어서겠다는 각오인데요. '3강 트로이카 체제'를 확실히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안 후보의 부상 '양강구도'를 기대했던 민주당과 국민의힘 입장에선 불확실한 '변수'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안 후보의 지지세, 이미 고점을 지났다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본인은 뭐 저래가지고 20%도 넘어가는 거 아니냐 뭐 이렇게. 저는 지난번에 국민의힘 내홍 때문에 지지율 떨어졌을 때 그 반사이익 본 거 뭐 거기가 고점이 아니었나…]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본인의 비전을 보여주는 단계에서는 부족함을 보여주면서 다시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안철수 후보가 지난주쯤이 고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니었나…]

'안 후보 주변엔 사람이 없다.', '양비론만으론 한계가 있다.' 날을 세웠는데요.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안철수 후보가 한 10여 년 정치권에 들어와서 한 행위를 보면 사람이 모이는 게 아니라 왔던 사람들이 다 척지고 떠났잖아요. 그런 사람은 이렇게 지도자 자질에 제일 부족한 게 그거거든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뉴스토마토 '노영희의 뉴스IN사이다') : 안철수의 과거는 안철수의 미래고요. 항상 양당이 조금 삐끗할 때 양비론 치고 나와가지고 지지율 올라갔다가 또 양비론만 갖고 가다가 계속 지지율 또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사람과 양비론. 안 후보가 이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묘수를 찾아 나섰습니다. 오늘 예정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전남 함평으로 향했는데요.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를 만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최 교수는 노장 철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죠. "경계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 중도와 실용에 방점을 찍고,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워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최진석/서강대학교 명예교수 (지난해 10월) : 과학이라는 실질적인 내용으로 아젠다를 채우는 실력이 없으면은 정치 과잉으로 가거든요. 지금같이 전환기에 과학적 세계관으로의 무장, 이것이 하나의 정치 아젠다가 돼야 된다…]

최 교수는 안 후보의 선대위 합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는데요. "도덕적 결함이 하나도 없는 분만이 대한민국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돕기로 했다"로 밝혔습니다. 최 교수는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맡기로 했습니다.

최 교수가 중도실용이라면, 혁신보수의 이미지가 강하죠? 인명진 목사도 최근 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는데요. 인 목사는 안 후보가 처음 정치를 시작했던 10년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높게 평가했습니다.

[인명진/목사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제가 10년을 지켜봤는데 많이 달라졌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지금 하는 말 중에 더 좋은 정권교체, 더 좋은 정권교체에 대한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세 후보(이재명, 윤석열, 안철수)를 놓고 그냥 상식적으로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나는 어떤 사람이 후보가 된다라는 결론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안 후보의 강점으로 도덕성과 능력을 꼽았는데요. 상대적인 양비론이 아니라,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라는 겁니다. 누구라고 콕 짚지는 않았지만, 이런 비판도 내놨습니다.

[인명진/목사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대통령 후보는 성인군자가 될 까닭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평균적 도덕성, 국민들의 이 평균적 도덕성 정도는 돼야 되는 거다. 저 사람이 우리 대통령이라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움이 없어야 된다, 적어도. 어디 보니까 전과 4범이 우리 대통령이다. 이건 안 되지 않냐. 부끄럽지 않냐…]

[인명진/목사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대통령이 뭐 다 하냐? 다 알지 못하고 전문가들의 보좌를 받아야 된다 그러지만, 전문가들의 보좌를 받을 만한 머리 정도는 있어야 돼요. 알아야 되는 거예요. 뭔가 그래도 알아야 보좌를 받는 거지 생뚱맞게 아무것도 모르면…]

유일하게 안 후보가 반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는데요. 연금개혁을 전면에 내세웠죠? 대선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재정건전성 회복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탈모약 건강모험 적용, 병사 월급 200만원. 상대 후보들의 현금 지원성 공약엔 강하게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3일) : 포퓰리즘, 망국병입니다. 모두가 포퓰리즘을 외쳐도 저는 포퓰리즘과 단호히 맞서 싸울 것입니다. 여기도 저기도 돈을 준다고 하면 당장 인기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양심상 도저히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대신 안 후보가 선택한 방식. 오늘 올린 이 한 줄 공약에 담겨 있는데요. "우리말을 배우고 익히는 만 2세에서 7세 어린이들에게 투명마스크 무상지급하겠습니다." 약속을 했습니다. 안 후보가 거대 양당 사이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혼자 힘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 이 문제는 또다른 차원의 이야기죠. 안 후보는 '안일화'다 선을 긋고 있지만, 여권은 물론 인명진 목사조차 단일화는 필수불가결이란 입장입니다.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 사람이 언제 한다고 그러고 한 적 있어요? 단일화를. (그것도 모른다?) 모르죠. (막판 가봐야 안다?) 막판 가봐야. 저도 봤어요. 그거(안일화 발언)를 봤는데 아이고, 저거는 그냥 하는 소리라고 봐야죠.]

[인명진/목사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윤석열 후보나 안철수 후보나 단일화에 대한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예언합니다. 두 사람 다 용빼는 재주 없을 겁니다.]

다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단일화는 없다! 안 후보와 뜻을 같이했습니다. 물론, 속 내용은 상당히 다르지만 말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단일화라는 것은 보통 2등 후보와 3등 후보의 언어입니다. 그들이 모두 합쳐서 1등 후보를 견제하자, 이런 생각이지. 1등 후보가 3등 후보와 연대하기 위해 가지고 먼저 제안하거나 이런 경우는 없습니다.]

단일화 없이도, 윤석열 후보의 독자 승리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름 대신 '3등 후보'란 표현을 쓰기도 했죠? 깔아뭉개고 가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읽히는데요. 안 후보, 결국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마침, 안 후보에게 희망적인 조사 결과 하나가 나왔습니다. 앞서 안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비호감 대선이다' 날을 세웠었죠.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해 11월) : 국민들은 '놈놈놈 대선'이라고 합니다.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다며 걱정이 태산입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비호감 대선 후보 1위에 꼽히며 체면을 구겼었는데요. 불과 두 달여 사이에 국민 여론을 바꾸는데 성공했습니다. 같은 기관에서 어제 나온 조사 결과인데요. 안 후보, 보시는 것처럼 호감도 1위 후보로 올라섰습니다.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호감도가 비호감도보다 높았습니다.

비호감 1위의 굴레.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 넘어갔는데요. 심 후보, 최근 닷새간 잠행에 들어갔었죠. 어제 자아비판이 담긴 걸개그림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민주당 2중대, 정의없당, 심상정의당, 욕심쟁이 등의 문구가 눈에 띕니다. 심 후보는 이 가운데 '정의없는 정의당'을 가장 아픈 비판이라고 꼽았는데요.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여러 차례 사과는 드렸는데 국민들이 불신을 아직 거두지 않고 계시다, 이런 생각을 선거 과정에서 다시 하게 됐고요. 지금 생각해도 제가 20년 정치하면서 가장 뼈아픈 오판이 아니었나…]

정의당만의 색깔을 되찾겠다고 공언했는데요. 더이상 남탓만 하진 않겠다는 겁니다.

[배복주/정의당 부대표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남 탓, 거대 정당 탓 그리고 우리 당이 작아서 이런 탓을 하지 않는 자세를 좀 가지면서 얼굴을, 차별받는 사람들의 얼굴을 직접 내밀면서 우리 선거를 좀 해나가자. 이런 내용으로 달라질 것 같습니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정의당이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받겠다고도 밝혔었죠? 다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선 이제 시작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뭐 5% 못 넘으면 여러분이 불신임한 것으로 알겠습니다. 이런 건 아니라는 말씀이신 거고요.) 그렇게 말씀드릴 기제도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는 절박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그 출발선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과정을 통해서 시민 여러분들의 목소리 더 겸손하게 경청하고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그런 과정에서…]

사실 지지율을 내걸기엔 심 후보의 지지세, 말 그대로 바닥권입니다.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에게도 뒤진 5위를 차지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심상정의당', '운동권', 이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정의당의 새 얼굴들. 아직 노회찬과 심상정, 1세대의 그림자를 뛰어 넘지 못하고 있죠?

[배복주/정의당 부대표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당 자체가 사실 류호정, 장혜영하고 호흡을 맞춰야 되는데 그게 조금 밸런스가 안 맞다는 느낌이 있어요. (아니, 국회의원 몇 명도 없는데 그게 호흡이 안 맞으면 어떻게 합니까?) 맞춰나가겠습니다.]

세대교체와 인적쇄신. 지금 정의당에 필요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고 노회찬 전 의원의 말로 대신합니다.

[노회찬/정의당 의원 (2004년 3월/KBS '심야토론') : 50년 동안 같은 판에서 계속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새까매집니다.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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