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개미' 237만 출동.. LG엔솔 첫날 32조7000억 몰렸다
18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일반 공모 청약 첫날 32조7000억원이 몰렸다. 오전 10시 청약을 개시하고 불과 1시간 만에 11조원을 넘겼고, 기존 공모 첫날 기록인 SKIET(22조2000억원)의 청약증거금을 10조원 이상 넘어섰다. 청약자가 237만명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등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에서 1경5203조원이라는 초유의 천문학적 금액을 기록한데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1경은 ‘1조의 1만배’다. LG엔솔은 지난해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한 배터리 연구·제조·판매 기업으로 기업 가치를 최대 120조원까지 평가받고 있다.
이날 KB증권 서울 여의도 본점 영업부는 마감 시간인 오후 4시까지 청약 투자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 방역 조치로 실내 대기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20~30명이 로비에 줄을 섰다. 대기자들은 대부분 60~70대 고령층이었다.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하지 못하고 직접 지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앉아서 서류 작성할 곳도 없다”며 항의하는 고객도 보였다. 김모(70)씨는 “주변에서 좋은 주식이라고 난리여서 설날 앞두고 나와 마누라, 자식 이름으로 청약하려고 왔다”고 했다.
◇일가족 신청 등으로 7개 증권사 북새통
LG엔솔 공모주 청약은 증거금에 따라 배정 물량이 결정되는 비례 방식이 절반(531만주), 모든 청약자에게 같은 물량을 배정하는 균등 방식이 절반을 차지한다. 균등 배정이 도입되면서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가족 단위로 청약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렸다.
KB·신한금융투자·대신·미래에셋·하나금융투자·신영·하이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 지점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청약은 첫날 평균 경쟁률이 20.5대 1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95.9대1로 가장 높았다. 김기환 신한금융투자증권 본점 영업부 PB팀장은 “평소 50명 정도 방문하는데 오늘은 20배인 1000명 정도 몰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에 중복 청약하거나 한 증권사 내 이중 청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객장마다 투자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 주라도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화제로 삼는 모습이었다. 균등배정 최소 증거금은 150만원이다. 1억원을 넣든, 150만원을 넣든 배정 가능성은 동일하다. 만약 균등 배정 물량보다 청약자 수가 많으면 추첨 등으로 배정된다. 청약은 19일 오후 4시 마감된다. 7개 증권사 중에서 경쟁률이 낮은 곳에 청약을 신청하려는 막판 눈치보기가 에상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균등 배정의 경우 청약자가 덜 몰린 증권사를 찾아가야 하고, 비례 배정을 청약할 경우라면 배정 물량이 많은 증권사가 유리하니 그런 정보를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했다.
배정된 물량은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이 486만9792주로 가장 많고,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증권이 각각 243만4896주, 미래에셋·하나금융투자·신영·하이투자증권이 각각 22만1354주 씩이다.
◇27일 코스피 상장, 시총 최대 120조원 예상
LG엔솔은 오는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격(30만원)으로만 계산해도 시가총액이 70조원을 넘는다. 금융계에서는 LG엔솔의 적정 시가총액이 100조∼120조원이라고 추산한다. 코스피200,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주요 증시 지수에 조기 포함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이들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LG엔솔 주식을 사들이게 되고 주가가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LG엔솔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권영수 LG엔솔 대표는 지난 10일 ″상장을 통해 10조원 넘는 자금을 조달해 글로벌 생산 능력을 3배 키워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을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장밋빛 전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LG엔솔 상장에 참가하는 것이 ‘완벽한 투자’로 보일 수 있지만, 의심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CATL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이 낮고, 과거 배터리 화재 사고 문제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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