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비중, 中企 줄고 대기업 늘었다

2021년 종사자 2727만 분석
中企 89.7%.. 사상 첫 90% 하회
코로나로 대면업종 고용부진 영향
대기업 취업자 10%선 처음 넘어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에서 시민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남정탁 기자

중소기업 취업자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90% 밑으로 떨어졌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2727만3000명 중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는 2445만7000명으로 89.7%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취업자 비중이 90% 선을 밑돈 것은 2004년 종사자 규모별 취업자 통계가 집계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이 수치는 2018년 90.6%, 2019년 90.4%, 2020년 90.1%로 계속 하락했다.

지난해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는 281만6000명으로 10.3%였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10% 선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중소기업 취업자 비중이 90%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 취업자가 줄어든 반면 대기업 취업자는 오히려 계속 늘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취업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닥친 2020년 1.2% 줄었다가 지난해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17일 오전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직원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숙박업소·음식점 등 대면 업종 중소기업의 경우 고용 부진이 이어졌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는 2019년 230만3000명에서 2020년 214만400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209만8000명으로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 취업자도 2019년 366만3000명에서 2020년 350만3000명, 지난해 335만3000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대기업 취업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닥친 2020년에도 3.0%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5.3% 늘어 증가 폭이 더 커졌다. 오미크론 변이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대면 업종이 많이 포진돼 있는 중소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해 당분간 90% 선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대기업 10곳 중 9곳은 채용계획이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10곳 중 6곳에 그쳤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기업 567곳의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대기업이 91.9%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은 80.5%, 중소기업은 63.0% 수준이었다.

대·중소기업 근로자 간 고질적인 임금 격차는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임금 차이가 20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9년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37만7000원,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569만원으로 231만3000원(40.7%) 적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