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새해 금융권 조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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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이와 대선의 소용돌이 속에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온갖 불확실성이 가득한 중에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기업이 금융권에 초래할 변화와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디지털 전환 추세 속에 금융권에 탈은행화(탈중개화)의 가속화가 예상된다.
대마불사 등 시스템적 중요기관(SIFI) 규제도 금융권 개념을 비금융권에 적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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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 전환 추세 속에 금융권에 탈은행화(탈중개화)의 가속화가 예상된다. 우선 예금부문에서 1980년대 초 미국의 시장금리 상승세 속에 예금금리 규제로 인해 발생했던 탈은행화가 최근 국내 금리상승세 속에 다시 발생하면서 자본시장의 투자 및 연금상품 확대가 예상된다. 대출부문에서는 P2P와 플랫폼 기업 등의 빅데이터와 분석능력 확대가 투자와 대출 확대로 이어지면서 은행의 대출기반 잠식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은행권의 예금신용창출 모형은 투입물이 감소하고 승수효과가 축소되면서 금융중개기능 약화를 초래할까 우려된다.
한편 은행의 가장 큰 우려는 지급결제부문인데, 저비용 핵심예금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핀테크와 빅테크를 중심으로 간편결제가 확산되는 중에 종합지급결제업을 허가하는 전금법 개정 추진의 귀추가 주목된다.
은행 스스로도 탈은행화를 부추긴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고령층의 니즈에도 불구하고 점포를 줄이고, 투자 대신 배당을 늘리는 방식이다. 비용절감으로 단기실적을 높이는 효과가 있겠으나 은행의 경쟁력 약화와 더불어 탈은행화 가속화를 초래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지주는 탈은행 금융수요를 금융권 울타리에 가두는 소극적 역할을 수행한다. 울타리 안에서 생산적 대출은 늘지 않고 시너지 창출을 통한 고객서비스 향상도 어렵다. 예금 쪽 사모펀드 판매에선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했다. 안전한 은행예금을 찾는 고객에게 금투사의 고위험 투자상품을 판매해 손해를 끼치면서 수수료를 수취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부실한 내부통제가 울타리만 확대해 한국판 대마불사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핀테크,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 네트워크 및 다양한 업무영역을 배경으로 금융권 진입을 시도하는 데 대해 '동일활동 동일규제'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은행, 비은행, 플랫폼 기업 등 이질적 금융서비스 공급자에 대해 금융안정, 소비자 보호, 경쟁 촉진 등 다양한 정책목표를 부과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관당국도 달라 갈등조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소비자 보호나 자금세탁 등 활동의 정의가 명료한 경우는 활동중심규제(동일활동 동일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 대마불사 등 시스템적 중요기관(SIFI) 규제도 금융권 개념을 비금융권에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급결제 참가 은행과 빅테크는 규제의 근거와 배경이 서로 다르다. 은행은 예금과 신용창출 기능의 운영주체로 지급준비, 예금보험 및 자본금 규제 등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빅테크는 건전성 이슈도 중요하나 플랫폼 참가자의 프라이버시 보호, 금산분리, 시장지배력 억제 등이 중요하고 데이터 독점 규제도 필요하다. 결국 소비자 보호와 시스템적 중요기관 규제 등은 활동중심 규제방식을 금융사와 비금융사에 공통 적용하고 그외 정책목표는 기관중심 규제를 통해 보완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은행권, 비은행권, 비금융권을 망라해 균형 잡힌 규제체계 마련을 위한 국내외 규제감독 당국 간 협력과 공조가 절실하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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