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처럼 치솟더니..美 긴축에 지구로 하강한 우주항공株 [자이앤트TV]

김인오 2022. 1. 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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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조이자 월가 옥석가리기
버진갤럭틱·로켓랩 등 '뚝'
캐시우드 우주ETF는 7% 하락
월가 "거품 꺼지는 중" 진단 속
일부 유망주 저가매수 조언도
머스크 스페이스X 상장이 변수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발판 삼아 치솟던 미국 우주항공 기업들의 주가가 뒷걸음질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뿐 아니라 양적긴축까지 시사하면서 시장 돈줄 조이기에 나설 의지를 명확히 하자 성장 산업에 몰렸던 자금이 유출된 결과다.

월가에서는 일부 종목의 경우 고평가 리스크가 적지 않지만 우주항공 산업의 중장기적인 성장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단기 수익성을 목표로 투자한다면 변동성 장세에서 손해를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는 민간 우주탐사 업체 버진갤럭틱 주가가 올해 첫 거래일인 이달 3일 이후부터 연중 25.11% 급락했다. 버진갤럭틱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과 함께 미국 내 민간 우주탐사 3대 기업으로 손꼽힌다.

주가 하락세는 다른 우주항공 부문 기업도 마찬가지다. 우주 위성 데이터 업체 스파이어글로벌은 올해 들어 주가가 20.63% 떨어졌다. 이 밖에 로켓 업체 아스트라스페이스(-17.93%)와 로켓랩(-14.59%), 위성통신 서비스 업체 이리듐(-8.99%)도 낙폭이 두드러졌다.

한때 '돈 나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 우주탐사&혁신' 상장지수펀드(ETF) 또한 올해 첫 거래일인 이달 3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시세가 7.39% 하락했다. '프로큐어 스페이스 ETF'도 올해 들어 4.48% 떨어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뉴 스페이스 시대'를 기대하지만 관련주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론과 긍정론을 동시에 내고 있다. 뉴 스페이스란 국가가 우주 개발을 주도하던 과거(올드 스페이스) 시대를 넘어 다양하고 혁신적인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을 이끄는 시대를 말한다. 산업 전반적인 잠재력 측면에서 모건스탠리는 2019년을 '우주항공 산업의 원년'으로 보고 민간 주도에 따라 2040년 우주 산업 시장 규모가 1조1000억달러(약 13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우주 산업이 성장 산업인데도 전반적으로 주가가 부진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그간 주가가 고평가됐을 가능성을 먼저 꼽는다. 제이 제이컵스 글로벌X매니지먼트 리서치·전략 부문 수석은 "우주항공 산업은 상업용 우주 로켓 발사부터 위성통신과 우주관광, 심지어 소행성 광산 채굴처럼 더 미래 지향적인 사업이 많지만 사업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 불명확하다는 점에서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게다가 아직 해당 산업에는 신생 민간 업체 외에도 공공 지원을 받는 경쟁 업체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방점을 두고 우주 관련 민간 업체에 투자할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니컬러스 컬러스 데이터트렉리서치 공동 창업자는 "지난 2년간 우주 관련 상장 기업 주가가 급등했던 건 일종의 '닷컴 버블(거품)'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초기에는 투자 열정이 폭발하다가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지면 몇 년 후 그때 살아남는 기업이 핵심 업체가 되는 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 뉴욕증시에서 우주 관련주 주가가 탄력을 받으려면 스페이스X 상장이 관건이라는 목소리도 따른다. 프로큐어 스페이스 ETF를 운용하는 프로큐어AM의 앤드루 채닌 CEO는 "스페이스X는 5조달러 가치의 회사가 될 것이며 그런 회사가 증시에 입성한다면 투자자들이 이를 계기로 우주 관련주에 다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우주산업은 화성 관광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정도이며 앞으로는 이 밖에 국방과 통신, 광업, 기상 추적을 비롯해 이와 관련한 응용 프로그램 상업화 등을 생각하면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컬러스 공동 창업자도 "스페이스X가 우주 관련 부문에서는 핵심 기업공개(IPO)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창업한 업체다. 머스크 CEO는 2020년 9월 스페이스X 산하에 있는 스타링크 사업을 분사해 뉴욕증시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점에 대해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때'라고만 언급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매수 의견을 내는 종목도 있다. 일례로 로켓랩은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공식적으로 내고 있는 전문가 5명 중 4명이 매수, 나머지 1명은 보유(중립)를 추천했다. 이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1주당 21달러다. 다만 로켓랩 주가는 14일 기준 10.42달러여서 절반 수준을 밑돈다.

올해 기술주 등 성장 부문 기업들 주가가 떨어졌지만 반대로 주가가 오른 우주 관련 기업도 있다. 플래닛랩스는 우주 관련주 중에서 주가가 오른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상업용 위성 및 위성 이미지 데이터 업체인 플래닛랩스는 올해 들어 5.82% 상승해 14일 기준 주가가 6.36달러다.

이달 초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선임 연구원은 해당 종목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0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재 플래닛랩스에 투자 의견을 낸 월가 전문가 6명 모두 매수 의견이고 평균 목표주가는 14달러다. 플래닛랩스는 우주 산업 중에서도 상업용 위성 시장에서 스페이스X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업체다. 보유 위성 수를 기준으로 두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에디슨 유 도이체방크 연구원은 우주 인프라스트럭처 업체 모멘터스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해당 종목에 대해 매수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 10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모멘터스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페덱스'를 목표로 우주에 화물을 배달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매출이 없어 투자에 주의할 필요도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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