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영입, 완성형이냐 육성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KS우승 비법⑤]

박선양 2022. 1. 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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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준형 기자]1회말 두산 선발투수 플렉센이 역투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사진>두산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로 뽑혀간 플렉센 /OSEN DB

지금까지 이런 프로야구 스토리는 없었다. 프로야구단 운영의 한축을 맡아 3년 프로젝트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마침내 목표를 이룬 야구단 임원이 직접 밝힌 비법이다. 한국프로야구 40년사에 야구단 경영진이 팬들의 야구단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기 위해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에세이로 펼쳐낸 것은 처음이다. 프로야구단의 고위 임원으로 지내면서 팀을 어떻게 강팀으로 만드는지 그 과정 과정 하나씩을 세밀하게 풀어내 팬들에게 알려주는 첫 작품인 것이다. 물론 유진은 필명이고 등장인물은 가명으로 썼다.[편집자주]

-K구단은 왜 마이너리거인 스미스를 선택했을까? 외국인 투수 영입 전략(상편)

-완성형은 부상 후유증, 그렇다면 육성형은?

2018시즌이 끝나고 K구단의 스미스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은 것이, 큰 화제가 되었다. 이전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한 미국 투수들 중에서, KBO리그에 이어 바로 미국 메이저리그의 선발투수로 뛴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스미스 선수는 KBO리그에 오기 전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뛴 적이 없는 마이너리그 선수였기 때문에, 더 크게 주목을 받았다. 더군다나 수백만 달러의 연봉과 함께,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까지 포함된 좋은 계약조건이었다.

스미스 선수는 KBO리그로 오기 전에는, 26세의 젊은 트리플 A 리그에 속한 선수였다. 140km대 초중반의 직구 구속을 가지고 있었고, 체인지업 이외에 결정구로 사용할만한 변화구도 장착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스미스선수가 KBO리그에서 성장하면서, 미국 마이너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로 직행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왜 K구단은 육성이 필요한 젊은 선수와 입단 계약을 맺었을까? 사실 2015시즌을 대비하여 완성형 투수를 영입할 것인지, 육성형 투수를 영입할 것인지에 대해, K구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K구단이 스미스 선수와 계약을 했을 때, 야구계의 어느 누구도 스미스 선수가 KBO리그에서 경쟁력있는 투수라고 평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K구단이 모험적인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KBO리그 대부분의 구단들은 미국 마이너리그나 메이저리그의 경험은 많지만, 나이가 많아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기 어려운 트리플 A 투수들을 선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들 30세 초중반의 선수들은 대부분 트리플 A에서는 주전 투수들이었다. 그리고 간혹 메이저리그의 백업투수로 활약하는 경우도 있었다. 140km 중반 정도의 직구 구속과 함께,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KBO리그에서 활약하기에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것이다.

하지만 이들 완성형 선수들은 많은 연봉을 주어야만 데려올 수 있었다. 특히 일본 프로야구단과 영입경쟁이 벌어지는 경우는 수백만달러를 지불해야만 했다. 심지어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KBO나 일본 프로야구단을 대상으로, 선수를 비싸게 파는 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높은 연봉 수준에 비해서 이들은 KBO리그에서 평균적으로 10승 내외의 성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또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동안 뛰면서 팔꿈치, 어깨는 물론이고, 여러 부위에 만성적인 부상을 안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시즌중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KBO 구단들은,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외국인 투수에 대한 연봉계약이 대부분 고정급이기 때문에, 부상으로 결장하더라도 연봉은 지급해야만 했다.

[OSEN=광주, 최규한 기자]6회말 KIA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NC 선발 루친스키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포수 양의지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1.09.12 / dreamer@osen.co.kr

<사진>한국 프로야구에서 맹활약, 5년차에 접어들며 최고 역대 외인투수에 도전중인 NC 루친스키 /OSEN DB

K구단도 그전에는 다른 구단과 마찬가지로 완성형 투수를 영입했었다. 하지만 시즌 중에 잦은 부상으로 인해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시즌 중 꾸준히 시합에서 뛸 수 있는 젊고 건강한 선수를 원했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의 성적이 빼어나지는 않지만,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 정도의 구속과 함께 결정구로 쓸만한 변화구를 갖춘 잠재력있는 선수를 원했다. 이러한 기준으로 스미스 선수가 뽑힌 것이다. K구단으로서도 스미스 선수가 에이스로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다만, 젊기 때문에 부상없이 꾸준히 던지면서, 점차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만큼 좋은 체구를 가졌고, 빠른 구속과 안정적인 제구력을 만들 수 있는 메카닉을 지니고 있었다. 

스미스 선수는 2010년 미국 탐파베이 레이스팀에 입단한 후, 빼어난 성적으로 싱글 A에서 트리플 A 리그까지는 빠르게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140km 초중반대의 구속으로는, 트리플 A의 다른 투수들과 경쟁하기 어려웠다. 메이저리그로 승격하는 길이 요원해 보였다. (통계에 따르면 KBO리그 투수들의 평균 직구 구속은 140km 초중반인 반면, MLB 투수들은 150km 초반대라고 한다.)

그때 마침 KBO리그의 K구단에서 오퍼를 받고, 계약을 맺게 되었다. K구단에서 첫 시즌인 2015년, 스미스 선수는 외국인 투수중에서 그다지 빼어난 선수가 아니었다. 상대팀 타자들이 스미스 선수의 구질에 익숙해지는 4~5회가 되면, 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2015시즌을 11승 10패라는 평범한 성적으로 마무리하였다.

하지만 K구단은 스미스  선수의 육성을 위해서 심혈을 기울였다. 투수코치들과 트레이너들은 스미스 선수의 구속을 높이고, 변화구 구질을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아직 젊은 스미스 선수도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은 욕망이 강렬하였다. 구속을 높이기 위해 트레이너들이 짜준 코어운동 등 근육훈련을 매일 규칙적으로 했다. 그리고 스미스 선수의 쓰리 쿼터 스타일의 투구 폼에서 회전력을 높일 수 있는 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너클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장착하였다.

------이번 주 금요일(21일)에는 외국인 투수 뽑기 하편이 이어집니다.

/글. 유진 

*이전 기사 목록

=팀을 제대로 이끌 감독 선임이 최우선이다 [KS우승 비법①] (http://osen.mt.co.kr/article/G1111732106)

=감독 선임의 3가지 덕목이란 [KS 우승 비법②] (http://osen.mt.co.kr/article/G1111734361)

=FA 계약, 그라운드의 영웅 찾기이다 [KS우승 비법③] (https://osen.mt.co.kr/article/G1111737951)

=FA 계약, 몸값 협상의 비결은 [KS우승 비법④] (http://osen.mt.co.kr/article/G1111740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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