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도, 못해도 걱정인 팬들의 역설..올해는 누가 떠날까

노도현 기자 2022. 1.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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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두산 선수들이 2016년 11월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마운드 위에서 아이언맨 마스크를 쓴 유희관을 중심으로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스포츠경향 자료사진


“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이다.”

두산 팬들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에도 매해 노심초사한다. 팀 성적이 잘 나올수록 올해는 또 누가 팀을 떠날까 불안하다. 두산은 2017년 이후 FA 시장에서 김현수(LG), 이원석(삼성), 민병헌(롯데에서 은퇴),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이용찬(NC)에 ‘90년생 트리오’ 멤버인 박건우(NC)까지 연거푸 놓쳤다. 오죽하면 선수 유출에 뿔난 팬들이 트럭시위를 진행할 정도다. 박건우와 트리오를 이루던 허경민·정수빈과 4번 타자 김재환이 잔류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두산 만의 얘기는 아니다. KBO리그 전반적으로 프랜차이스 스타가 희귀해지고 있다. NC의 1호 영구결번 후보였던 나성범은 KIA로 향했다. 박병호(키움→KT), 손아섭(롯데→NC), 박해민(삼성→LG) 등도 새 유니폼을 입었다.

2022시즌이 끝난 뒤엔 더 큰 FA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종료 이후부터 FA 자격 취득기간이 현행 고졸 9년·대졸 8년에서 고졸 8년·대졸 7년으로 1년씩 줄어든다. 예년보다 2배 큰 장이 열리는 셈이다. 두산에서는 포수 박세혁이 FA 자격을 얻는다. 부상 탓에 지난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0.219로 저조했다. 하지만 ‘FA로이드’(FA를 앞둔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현상)가 작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 시즌 이후 FA시장에는 두번째 FA를 앞둔 NC 양의지와 LG 유강남, 키움 박동원, 박세혁까지 주전급 포수가 대거 나온다. 지난해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삼성 구자욱, 키움 투수 한현희·정찬헌, LG 투수 임찬규·함덕주, LG 외야수 채은성, SSG 투수 이태양 등도 FA 자격을 얻게 된다. 특히 NC는 안방마님 양의지, 키스톤콤비 박민우·노진혁, 프랜차이즈 투수 이재학 등 주요 선수들이 예비 FA라 ‘집토끼 단속’이 중요해졌다. 2019년 NC와 4년간 125억원에 사인한 양의지의 몸값과 거취는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사라지는 시대, SSG의 반대 행보도 돋보인다. SSG는 지난달 FA 자격 취득까지 1년을 남겨놓은 투수 문승원·박종훈, 외야수 한유섬과 5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2023시즌 도입되는 샐러리캡 제도(팀 연봉 총액 상한선을 정하는 제도)를 대비하고 프랜차이즈 스타를 예우하는 효과를 동시에 노렸다.

SSG 포수 이재원도 두번째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 2018시즌 종료 뒤 4년 69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잔류했지만 지난 3년간 부진했다. 올시즌에는 타율 0.329, 17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던 2018년의 재현을 노린다. 올해 KBO리그를 지켜볼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예비 FA들이 얼마나 선전하느냐’이다. 어떤 팬은 응원팀 선수가 적당히 잘해서 잔류하기를 바라지만, 어떤 팬은 타팀에 뺏길까 전전긍긍할 만큼 선수의 화력이 폭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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