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후 재시공에 4000억"..화정 아이파크에 현산 '휘청'

유엄식 기자, 방윤영 기자 2022. 1. 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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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7일째인 17일 오후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사퇴 직후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정 회장은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2.01.17.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수습을 위해 '완전 철거 후 재시공'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전진단 결과'를 전제로 한 발언이나 현실화되면 이 현장에서만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돼 회사가 존폐 위기까지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고수습, 철거, 보상, 재시공 등 3000억~4000억원대 손실 추정
18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화정 아이파크 단지를 전면 철거하고 재건축을 진행하려면 사고 수습, 철거, 보상, 재시공 등을 위한 수천억원대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

7개 동, 857가구 규모로 짓는 화정 아이파크 단지 도급액은 2557억원이다. 붕괴 직전 공정률이 약 60%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미 1500억원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된 셈인데 전면 철거 시 고스란히 손실로 잡힌다.

건물 철거 비용도 상당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현장 철거비는 연면적 3.3㎡ 기준 20만~3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화정 아이파크 1.2단지 건물 전체 연면적은 16만2565㎡로 3.3㎡당 30만원 철거비를 적용하면 약 148억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 철거비는 이보다 훨씬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초고층 신축 아파트 건물 철거 사례가 전무한 까닭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물 고층부를 철거하려면 일반 재건축 아파트 철거에 쓰이는 장비 외에도 고가 특수장비가 필요하다"며 "이미 주변에 대형 상가와 주택가가 형성돼 폭파 방식은 불가능하고, 작업도 천천히 진행해야 해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7일째인 17일 오전 붕괴 아파트에 설치된 기존 크레인을 철거하기 위한 새크레인이 옆에 세워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번 붕괴사고는 전적으로 건설사에 과실이 있는 만큼 입주 예정자의 금전적 손실도 보상해야 한다. 건물 전체 철거 후 재시공 시 최소 2년 이상 입주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2가지 방식의 보상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우선 입주 예정일이 3개월 지난 내년 4월 이후 분양 계약을 취소한 수분양자에겐 그동안 납부한 계약금·중도금에 대한 이자와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공급가 5억7000만원 전용 84㎡ 수분양자는 이자율 6%를 적용하면 납입액에 추가로 1억1286만원을 받게 된다. 계약을 취소하지 않고 재시공을 기다린 수분양자에 대해선 화정 아이파크 연체료율(18%)을 고려하면 약 1억4000만원씩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 등 결과에 따라 개별 보상액은 달라질 수 있지만 전체 가구 수를 고려하면 입주자 보상을 위해 1000억원 안팎의 추가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하는 지원 비용, 실종자 유족 보상금 등도 모두 HDC현산이 부담해야 한다. 이번 사고로 영업에 직간접 피해를 받은 주변 상인들도 회사 측에 손실보상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선 화정 아이파크 건물 7개 동 전면 철거 후 재시공과 관련 피해 보상을 위한 비용이 3000억~4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HDC현산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4973억원으로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한 비용 충당은 가능하겠지만, 신규 투자와 사업 확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안전진단에 따라 전면 철거를 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날 경우 HDC현산의 손실액은 줄어들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선 사고가 난 201동만 철거한 뒤 다시 짓는 게 비용 측면에선 최선책이다. 하지만 다수 입주 예정자들이 추가 안전사고 우려를 제기하며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요구하고, 정 회장도 신뢰 회복을 강조했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7일째인 17일 오후 '화정동 아이파크 예비입주자대표회의·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위한 신속한 수색과 사고 수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업계 파장 주목..."철거 후 재시공 포기해야" 의견도
HDC현산이 이번 사고 여파로 회사 존립이 위태로운 최악의 상황까지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단순히 이번 현장에서 발생한 손실만 본다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하더라도 수습이 되겠지만 기존에 수주한 사업장이 대거 이탈해서 수주 잔고가 급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이럴 경우 회사 신용도 하락까지 이어져 심각한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HDC현산 시공 현장에서 하도급을 맡은 중소 전문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장기적 관점에선 차라리 철거 후 토지를 매각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 이후 기존 사업장 분위기도 바뀌고 계약해지를 고민하고, 컨소시엄은 빼라는 요구도 많아졌다"며 "모든 계약해지를 수용하고 보상한 뒤 철거 후 부지를 팔고 마무리하는 게 가장 현명한 대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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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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