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조기긴축 리스크에 약세장 진입 기업 속출

서혜진 2022. 1. 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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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발 조기 긴축 리스크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며 약세장에 진입한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시가총액 1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의 미국 상장사 중 220곳 이상이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져 약세장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연고점 대비 20% 이상 주가가 빠진 상장사들이 80%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우려가 높아진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시총 100억달러 이상 미국 상장사 가운데 52주 고점 대비 20% 넘게 주가가 빠진 곳은 220개를 상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편입기업 중에서는 넷플릭스(-24%), 세일즈포스닷컴(-25%), 엣시(-45%) 등이 포함됐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주가 변동성이 더욱 컸다.

선다이얼캐피털리서치의 제이슨 괴퍼트에 따르면 나스닥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39%가 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 나스닥지수는 고점보다 약 7% 하락했다. 선다이얼나스닥지수가 현재처럼 높은 상황에서 다수 종목들이 이처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은 닷컴 버블이 발생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올들어 미국 증시는 2주 연속 하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2.2%, 4.8% 내렸다.

국내 증시 상황은 더 우울하다. 한국은행의 발빠른 금리인상과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등에 따른 수급 부담, 셀트리온과 오스템임플란트 등 중대형주의 회계 의혹 등이 겹치며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2330곳 중 주가가 연고점 대비 20% 이상 빠진 곳은 2147곳으로 전체 기업의 79.4%에 달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주가가 연중 최고점 대비 20~40% 하락한 기업들이 47%로 가장 많고 20% 이상 손실중인 기업이 8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정장이 지난해 11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은 단기적 이슈'일 것이라는 기조를 버리고 조기 긴축으로 전환하면서 시장이 전환점을 맞은 것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미 연준의 올해 최대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6~7회로 전망하면서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연 4회 수준보다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미 국채 5년물 금리는 장 중 1.6%를 넘어섰고, 10년물 역시 1.8377%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기 긴축 우려는 특히 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끝이 아닌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매파적인 통화정책 스탠스 부담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더 후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초 이후 미국 경제지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 ISM 제조업 지수 예상치 하회, 미국 신규 고용자수 쇼크에 이어 지난 주말에는 소매판매, 산업 생산,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모두 예상치를 하회했다"며 "지난달 보다 경기둔화 양상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긴축 전환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 상승 국면에서 주식시장 목표 수익률과 지수 반등 눈높이를 다소 낮출 필요는 있다"며 "다만 시중금리 상승 국면에서 낮은 주가수익비율(PER) 업종 위주 투자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의 수혜주로 금융과 에너지주를 꼽았다. 올들어 S&P500지수 내 에너지 업종과 금융업종은 각각 16% 및 4.5% 상승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인플레를 방어하고 가격 부담을 피하기 위해 소재·금융주·반도체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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