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외교참모, 美서 "北비핵화협상 첫 문턱 높여야"

정다슬 2022. 1. 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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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학술원 美워싱턴 특별대담
"쉬운 것부터 했던 과거 대북협상, 지속가능성 담보못해"
각론에서는 이견.."다각적 조치"vs"스냅백 안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 위성락 선대위 실용외교위원장(왼쪽ㆍ전 주러시아 대사)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측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외교부 2차관). [사진=연합]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작고 얇은 살라미 조각은 쉽게 버려진다. 우리는 큰 덩어리를 만들어, 북한이 합의를 파기하고 싶어도 이를 포기하게 해야 한다”

“지난 30년간 우리는 쉬운 조치를 첫단계에 배치했지만 지속가능한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외교참모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외교안보 전문가들 앞에서 차후 대북 협상의 첫 관문의 문턱을 높여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북핵의 단계적 비핵화 접근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으로 서서히 난이도를 높인 과거의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캠프의 위성락 실용외교위원장은 “가능한 (단계별) 조각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며 “비핵화, 안보, 평화와 같은 큼직한 주제를 첫 합의부터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캠프의 김성한 외교안보정책위원장 역시 “싱가포르회담 이후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라고 불리는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자율적·부분적 비핵화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하며 관문을 낮춰 북한의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시도는 지속가능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각론에서는 양 후보 측 의견이 엇갈렸다. 위 위원장은 “포괄적 해법 도출을 위한 전체적 접근법과 다각적 조치”를 강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제재 완화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대북 협상 및 관여를 유연하게 추진하면서도 북한의 약속 파기 및 잘못된 행동에는 정면 대응하겠다는 원칙”이라며 “대화와 협상뿐만 아니라 인센티브, 불이익, 제재, 압박 등 다양한 조치를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기 전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며 스냅백을 반대했다. 한 번 완화된 제재는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그는 남북경제발전계획 수립, 남·북·미 연락사무소를 판문점이나 워싱턴에 설치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북한과의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은 늘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길 바라왔다. 그러한 맥락에서 북한에 3자 연락사무소를 제안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3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시점은 북한의 비핵화가 분명한 진전을 보인 시점이라고 못박았다.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평화협정과 함께 가야 하는 종전선언을 왜 이 시기에 따로 떼어내서 별도로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양국 간 확장억제 정책의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미사일발사탄도미사일(SLBM) 같은 전략핵 운용 시스템의 배치를 협의하고 한미 간 정기 군사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미 간 외교+국방 장관회의(2+2)를 정례화하고 외교+경제 장관이 머리를 맞대는 또 다른 ‘2+2’ 회의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일 관계 회복을 전제로 한·미·일이 ‘2+2+2’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위 위원장도 “경제안보 문제를 국제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2+2 회의를 포함해 한미간 협력 및 협의를 강화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일 문제에 대해서는 위 위원장은 “이 후보는 실용외교정책에 입각해 양국 관계를 조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최대 핵심사안인 강제노역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 실용적이면서 국민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위안부·강제노역·지소미아(GSOMIA)·수출 규제 모두 중요하지만 얽혀있는 이슈”라며 “모든 이슈를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은 후 사안간 연결고리를 찾아 대타협을 이뤄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대담은 미국시간으로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열렸지만,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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