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할인' 4세대 실손보험 "갈아타? 말아?" 문답으로 알려드립니다
금융 당국과 보험 업계가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평균 14.2%로 정하면서 보험료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가입자가 많다. 가입 상품에 따라 3년 혹은 5년치가 한꺼번에 오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보험료가 두 배 수준으로 급등하는 가입자도 나올 전망이다. 보험 업계는 가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지난해부터 판매 중인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경우 보험료를 1년 동안 절반으로 깎아주는 한시적 혜택을 오는 6월까지 주고 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18일 발표한 신년 사업계획에 “4세대 실손보험 정착을 위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계약 전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 ‘누수’가 많은 항목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까다롭게 하는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이다. 손해율(거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높아지면 가입자 전체의 보험료가 올라가는 기존 실손보험과 달리, 자동차 보험과 비슷하게 보험금을 덜 타가면 미래의 보험료를 깎아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보험료가 싼 4세대 실손보험으로 무조건 갈아타야 할까. 전문가들은 보장 항목과 자기부담금(보험금을 탈 때 가입자가 내야 하는 약간의 돈) 등이 기존 실손보험과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라고 권한다. 4세대 실손보험과 관련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었다.
Q1. 4세대 실손보험, 보험료가 얼마나 싸지나.
보험료는 가입 시점이나 나이에 따라 다소 다르긴 하다. 지난해 40세 남성 평균 월 보험료 기준으로 보면 1세대 보험료가 약 4만원, 2세대는 2만5000원, 3세대는 1만3000원 정도다. 상품 구조가 개편되고 보장 범위가 변경된 4세대 실손보험은 같은 가입자 기준으로 보험료가 약 1만2000원 정도로 내려간다. 오는 6월 말까지 가입하면 앞으로 1년 동안은 50% 할인 혜택을 받아 보험료를 6000원 정도만 내면 된다. 1세대 보험 기준으로 보험료가 7분의 1수준 가까이로 싸지는 것이다.
Q2. 지금은 싸도 결국 또 보험료가 많이 오르지 않을까.
4세대 실손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가입자 본인이 보험금을 얼만큼 탔는지에 따라 이듬해의 보험료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사고를 내면 보험료가 올라가고, 무사고 경력이 길어지면 보험료가 내려가는 자동차 보험과 비슷하다. 직전 1년 동안 비급여 보험금을 타가지 않으면 5% 정도 비급여 특약 보험료가 할인(2024년 7월 이후부터 적용)되고, 직전 2년 동안 무사고(보험료를 타가지 않음)라면 보험료가 추가로 10% 내려간다. 아울러 받은 보험금이 건강보험 급여 항목의 본인 부담금이거나, 비급여 치료비더라도 4대 중증질환(암, 심장질환, 뇌질환, 희귀난치성 질환)과 관련한 치료비라면 ‘무사고’로 쳐준다. 꼭 필요한 의료비를 위해서만 실손보험금을 받아간 가입자에겐 그만큼 혜택을 준다는 취지에서다.
Q3. 보장이 많이 줄어드나.
어떤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4세대 실손보험의 특징은 도수치료 등 그동안 과잉 진료 논란이 일었던 항목에 대해서는 확인 절차가 강화된 것이다. 도수치료의 경우엔 아예 보험금을 안 주는 것은 아니고, 3세대 실손보험과 마찬가지로 한 해에 최대 50회까지만 받을 수 있다. 아울러 10회를 받을 때마다 객관적으로 필요성이 확인되는 경우에만 추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이런 치료를 많이 받을 계획이 있다면 4세대로 갈아타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
Q4.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
백내장 수술 중 최근 늘어난 다초점 렌즈 삽입과 관련한 비용은 실손보험이 몇 세대인지보다는, 가입 시점이 언제인지에 더 영향을 받는다. 금융감독원 분쟁 조정 결과에 따라 2016년 1월 이후 가입한 실손보험부터 다초점 렌즈는 실손보험으로 보장이 안 되고 있다. 다시 말해 2015년 12월 이전에 가입한 실손보험은 다초점 렌즈 삽입까지 실손보험을 통해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백내장 수술 및 다초점 렌즈 삽입을 계획하고 있다면 4세대로 갈아타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 다만 예전 보험이더라도 백내장 치료 목적이 아니라 노안 등 시력 교정 목적으로 수술을 받으면 보상이 되지 않는다.
Q5. 4세대로 갈아탈 때 추가로 보장받을 수 있는 항목이 있나.
심각한 여드름 치료 등 피부과에서 건강보험 급여로 인정된 항목에 대해선 4세대부터 새로 보장을 해준다. 다만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 등에 대해선 기존과 같이 보장하지 않는다. 아울러 4세대부터는 불임 관련 질환(급여 인정 항목)은 가입일 2년 후부터, 선천성 뇌질환은 태아일 때 가입한 경우에 보장받을 수 있다.
2016년 1월 이후 가입한 실손보험부터는 정신과 치료(급여)가 보장된다. 그 이전에 가입했고 정신과 치료에 대한 보장도 받고 싶다면 4세대로 이참에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지난 1년 동안 정신질환 치료 이력이 있으면 계약을 갈아탈 때 별도의 심사를 받아야 하므로 보험사에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Q6. 4세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얼마나 올라가나.
건강보험 급여에 대해서는 20%, 비급여에 대해서는 30% 자기부담금이 부과된다. 1세대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없고, 2세대는 10~20%였기 때문에 4세대로 갈아타면 자기부담금이 많아지는 셈이다. 병원에 자주 가면 4세대 실손보험이 꼭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
Q7. 4세대 전환은 어떻게 하나.
50%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선 실손보험을 가입한 회사 상담센터나 담당 설계사에게 전환하겠다고 신청하면 된다. 단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보험사라면 계약 전환 가능 여부 및 일정을 문의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은 계약 전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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