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없는 볼보, 공장 내부 쓰레기통이 남다른 이유
토슬란다=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김도형 기자 2022. 1. 18. 16:20
13일(현지시간) 스웨덴 서부에 위치한 항만도시 예테보리. 도심에서 예타강을 건너 북서쪽으로 약 12㎞ 가량을 가니 ‘볼보’의 토슬란다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1964년 문을 연 이 공장 부지의 전체 면적은 45만㎡(13만6000평)에 이른다. 6500명의 근로자가 연간 3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스웨덴 최대 자동차 공장이다. 스웨덴의 자랑 볼보의 상징이면서 가장 오래된 이 공장은 지난해 ‘기후중립’ 시스템을 구축했다. 볼보 내 자동차 생산시설로는 최초였기에 스웨덴은 물론 유럽 전체에서 화제가 됐다. 기후중립은 탄소중립, 즉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농도가 더 높아지지 않도록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 상태를 뜻한다.
● 가장 오래된 볼보 공장이 이룬 기후중립
공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토슬란다 공장은 볼보 최초로 기후중립 자동차 생산시설을 구축한 곳”이라며 “지속가능성을 배제하고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니 전기나 난방 등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직원들이 직접 나서 공장 건물 옥상에 설치된 큰 파이프를 가리키며 “바이오가스가 공장으로 유입되는 관”이라고 설명했다.
토슬란다 공장 사용 에너지(전력)의 25%는 ‘바이오가스’로 충당한다.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에서 나온 메탄, 이산화탄소를 에너지화한 것이다. 또 다른 25%는 ‘산업 폐열’을 활용하는 지역난방을 통해 공급된다. 산업폐열은 연료 등 물질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열을 활용 및 처리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열을 뜻한다. 제조업 공장, 발전소, 쓰레기 소각장 등에서 버려지던 에너지로 자동차를 만드는 셈이다. 나머지 50%는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탄소 배출이 없는 방식으로 확보한 전기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 공장이 자동차 1대를 만들면서 사용한 에너지는 890kWh(킬로와트시)다. 한 해 제작하는 자동차 수는 약 30만 대로, 전체 에너지 사용량은 267만MWh(메가와트시)에 이른다. 이처럼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실질적인 탄소 배출 제로(0)에 성공한 것에 대해 스웨덴 언론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기후중립 달성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자동차 생산 과정의 모든 부분에서 천연가스나 석유 등 탄소가 배출되는 에너지를 배제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도장 공정이 난제였다. 자동차에 페인팅을 한 후 150~180도로 건조하는 과정에서 오븐이 필요하다. 오븐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태워버리기 위한 소각로도 있다. 에너지가 많이 요구되는 공정이라 천연가스, 석유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공정에 ‘바이오가스’를 사용한 것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공장 내부에는 자동차 생산 중 버려지는 고철을 모아두는 보관함들이 보였다. 산업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자동차 생산 과정뿐만이 아니었다. 현장에서 만난 토슬란다 직원들 대부분이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공장 내부에 설치된 쓰레기통도 남달랐던 이유다. 음식물 등을 모으는 유기물 분리함은 바이오가스 원료를 보다 쉽게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 외에도 폐열 확보하기 위한 소각용 함을 따로 두는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맞게끔 제작된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공장 측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 양 자체를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약 7000MWh를 감축했다. 스웨덴 가정 450곳이 1년 간 사용하는 전력량이다. 공장 측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해 2023년까지 연간 약 2만 MWh를 추가로 줄이고 2025년까지 공장 내 생산하는 자동차 1대 당 에너지 사용량을 30%까지 감축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안나 윌헴슨 개발 부문 매니저는 “기후중립 전환 속에 지난해 에너지 가격 폭등 등으로 에너지 비용이 이전보다 4, 5배로 늘었다”면서도 “미래를 위한 체질 개선 과정에 있으며 앞으로는 에너지 비용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 “지속가능한 기업이 미래와 성과 모두 잡는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니 전기나 난방 등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직원들이 직접 나서 공장 건물 옥상에 설치된 큰 파이프를 가리키며 “바이오가스가 공장으로 유입되는 관”이라고 설명했다.
토슬란다 공장 사용 에너지(전력)의 25%는 ‘바이오가스’로 충당한다.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에서 나온 메탄, 이산화탄소를 에너지화한 것이다. 또 다른 25%는 ‘산업 폐열’을 활용하는 지역난방을 통해 공급된다. 산업폐열은 연료 등 물질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열을 활용 및 처리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열을 뜻한다. 제조업 공장, 발전소, 쓰레기 소각장 등에서 버려지던 에너지로 자동차를 만드는 셈이다. 나머지 50%는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탄소 배출이 없는 방식으로 확보한 전기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 공장이 자동차 1대를 만들면서 사용한 에너지는 890kWh(킬로와트시)다. 한 해 제작하는 자동차 수는 약 30만 대로, 전체 에너지 사용량은 267만MWh(메가와트시)에 이른다. 이처럼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실질적인 탄소 배출 제로(0)에 성공한 것에 대해 스웨덴 언론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기후중립 달성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자동차 생산 과정의 모든 부분에서 천연가스나 석유 등 탄소가 배출되는 에너지를 배제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도장 공정이 난제였다. 자동차에 페인팅을 한 후 150~180도로 건조하는 과정에서 오븐이 필요하다. 오븐에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태워버리기 위한 소각로도 있다. 에너지가 많이 요구되는 공정이라 천연가스, 석유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공정에 ‘바이오가스’를 사용한 것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공장 내부에는 자동차 생산 중 버려지는 고철을 모아두는 보관함들이 보였다. 산업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자동차 생산 과정뿐만이 아니었다. 현장에서 만난 토슬란다 직원들 대부분이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공장 내부에 설치된 쓰레기통도 남달랐던 이유다. 음식물 등을 모으는 유기물 분리함은 바이오가스 원료를 보다 쉽게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 외에도 폐열 확보하기 위한 소각용 함을 따로 두는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맞게끔 제작된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공장 측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 양 자체를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약 7000MWh를 감축했다. 스웨덴 가정 450곳이 1년 간 사용하는 전력량이다. 공장 측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해 2023년까지 연간 약 2만 MWh를 추가로 줄이고 2025년까지 공장 내 생산하는 자동차 1대 당 에너지 사용량을 30%까지 감축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안나 윌헴슨 개발 부문 매니저는 “기후중립 전환 속에 지난해 에너지 가격 폭등 등으로 에너지 비용이 이전보다 4, 5배로 늘었다”면서도 “미래를 위한 체질 개선 과정에 있으며 앞으로는 에너지 비용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 “지속가능한 기업이 미래와 성과 모두 잡는다”
토슬란다 공장은 자동차의 소재를 통해서도 탄소 배출 저감과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었다. 볼보 PR파트 소속인 메라윗 하테 씨는 ‘가방’부터 보여줬다. 가죽처럼 보이는 재질이었는데 ‘노르디코’(Nordico)‘란 새로운 소재로 만든 가방이라고 했다. 버려진 플라스틱 페트(PET)병이나 와인을 마신 후 남은 코르크 등을 활용해 만든 소재다. 토슬란다 공장 측은 “전기자동차 C40 리차지를 시작으로 볼보 차량 시트에는 노르티코를 사용하게 된다”며 “시트에 동물 천연가죽을 사용하는 것은 2030년까지 모두 퇴출시킬 것”이라고 했다. 2025년까지 신차에 사용되는 소재의 25%를 재활용 또는 친환경 바이오 물질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공장 측은 단순히 동물복지 차원이 아니라고 했다. 자동차 시트에 사용하는 소가죽이 온실가스 배출과 깊이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소 한 마리가 연간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최대 120㎏에 달한다. 가솔린 자동차가 1만 ㎞이상 달릴 때 나오는 탄소 양에 맞먹는다. 축산 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나 차지한다. 자동차 시트에 가죽 시트를 쓰지 않으면 그만큼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만난 볼보 관계자들은 ’지속가능성‘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썼다, 공장을 비롯한 사무실 곳곳에도 ’sustainable and safe way‘(지속가능하고 안전한)란 문구가 붙어있었다. 볼보는 자동차 부품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수명을 늘리는 등 2025년부터 250만 t의 탄소 배출을 감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간 10억 SEK(스웨덴 크로나·약 1331억 원)를 절약하는 한편, 2040년까지 자동차 생산 모든 과정에 지속가능성을 강화해 자원고갈, 환경오염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순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탄소중립 전환과 친환경 기조가 회사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기도 하는 상황. 유럽에서는 지난해 에너지 가격 폭등이 일어난 탓에 기존 석유 석탄 등 화석에너지 체계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체계로 조절하는 시기를 늦추자는 ’속도조절론‘까지 나오고 있다.
볼보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것 자체가 기업의 경쟁력이자 최고의 성과를 얻는 지름길이라고 보고 있다. 볼보는 2040년까지 모든 제작 공정이나 출시 제품을 탄소 중립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차와·전기차 판매 비중을 50%로 늘리고 2030년에는 완전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스튜어트 템프라 볼보 글로벌 지속가능성 부문 이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탄소중립을 공식화했고 유럽연합(EU), 영국 등 세계 주요국이 탄소 배출 관련 규제와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 구조로 체질 개선을 하는 것은 기업의 미래와 직결되며 그 자체가 큰 사업적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 기후중립 움직임의 선두에 선 것으로 평가되는 볼보는 지난 10년 이상 꾸준히 차량 판매를 늘리면서 성장하고 있다. 2010년 37만여 대였던 볼보의 승용차 판매량은 2014년 46만여 대, 2018년 64만여 대 등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69만여 대다. 순이익도 2015년 45억 SEK(약 5900억 원)에서 2016년 75억 SEK, 2017년 102억 SEK, 2018년 98억 SEK, 2019년 96억 SEK 수준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사람의 안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볼보가 ’지구의 안전‘이라는 가치를 함께 내세우면서 안전, 환경 같은 가치를 선점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는 “자동차는 제조 과정은 물론 소재 단계와 내연기관차의 배출가스 문제 등으로 가장 큰 환경적 도전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라며 “안전이라는 가치에 이어 기후변화 이슈를 선점한 볼보의 전략은 여러 기업에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측은 단순히 동물복지 차원이 아니라고 했다. 자동차 시트에 사용하는 소가죽이 온실가스 배출과 깊이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소 한 마리가 연간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최대 120㎏에 달한다. 가솔린 자동차가 1만 ㎞이상 달릴 때 나오는 탄소 양에 맞먹는다. 축산 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나 차지한다. 자동차 시트에 가죽 시트를 쓰지 않으면 그만큼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만난 볼보 관계자들은 ’지속가능성‘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썼다, 공장을 비롯한 사무실 곳곳에도 ’sustainable and safe way‘(지속가능하고 안전한)란 문구가 붙어있었다. 볼보는 자동차 부품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수명을 늘리는 등 2025년부터 250만 t의 탄소 배출을 감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간 10억 SEK(스웨덴 크로나·약 1331억 원)를 절약하는 한편, 2040년까지 자동차 생산 모든 과정에 지속가능성을 강화해 자원고갈, 환경오염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순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탄소중립 전환과 친환경 기조가 회사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기도 하는 상황. 유럽에서는 지난해 에너지 가격 폭등이 일어난 탓에 기존 석유 석탄 등 화석에너지 체계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체계로 조절하는 시기를 늦추자는 ’속도조절론‘까지 나오고 있다.
볼보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것 자체가 기업의 경쟁력이자 최고의 성과를 얻는 지름길이라고 보고 있다. 볼보는 2040년까지 모든 제작 공정이나 출시 제품을 탄소 중립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차와·전기차 판매 비중을 50%로 늘리고 2030년에는 완전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스튜어트 템프라 볼보 글로벌 지속가능성 부문 이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탄소중립을 공식화했고 유럽연합(EU), 영국 등 세계 주요국이 탄소 배출 관련 규제와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 구조로 체질 개선을 하는 것은 기업의 미래와 직결되며 그 자체가 큰 사업적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 기후중립 움직임의 선두에 선 것으로 평가되는 볼보는 지난 10년 이상 꾸준히 차량 판매를 늘리면서 성장하고 있다. 2010년 37만여 대였던 볼보의 승용차 판매량은 2014년 46만여 대, 2018년 64만여 대 등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판매량은 69만여 대다. 순이익도 2015년 45억 SEK(약 5900억 원)에서 2016년 75억 SEK, 2017년 102억 SEK, 2018년 98억 SEK, 2019년 96억 SEK 수준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사람의 안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볼보가 ’지구의 안전‘이라는 가치를 함께 내세우면서 안전, 환경 같은 가치를 선점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는 “자동차는 제조 과정은 물론 소재 단계와 내연기관차의 배출가스 문제 등으로 가장 큰 환경적 도전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라며 “안전이라는 가치에 이어 기후변화 이슈를 선점한 볼보의 전략은 여러 기업에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슬란다=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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