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못 돌려받은 전세금 5800억 '역대 최다'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고도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액이 지난해 579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집을 팔아도 전세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깡통 전세가 급증한 탓이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금 반환 보증 사고 건수는 2799건, 액수는 5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24%, 16% 늘었다. 건수와 액수 모두 HUG가 보증 가입자 대상으로 사고 기록을 집계한 2015년 이후 가장 많다.
전세금 반환 보증이란 집주인이 계약 기간이 끝난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HUG가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전세 보증금을 지급하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제도다. 반환 사고 금액은 2016년 34억원에서 5년 만에 200배 가까이 급증했다. 집주인에게서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뜻이다.
보증금 반환 사고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은 신축 빌라(연립·다세대)에서 주로 발생한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지난해 새로 지은 빌라의 전세 거래 6642건을 분석한 결과, 27.8%(1848건)가 전세가율 90%를 웃돌았다. 서울 강서구에선 작년 신축 빌라의 전세 거래(858건)의 75%(646건)가 전세가율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전세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집은 집주인이 집을 처분해도 전세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깡통 전세’가 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 경기가 위축돼 집값이 내리면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비싼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또한 집주인이 주택 담보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세입자가 살던 집을 경매에 부치거나, 경매 낙찰금으로 대출금을 갚은 뒤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 보증금이 모자랄 수도 있다.
정부는 깡통 전세에 따른 세입자 피해를 막기 위해 보증 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 ‘악성 임대인’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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