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피해자 사과 요구에 응답 없는 국민의힘

조문희 기자 2022. 1. 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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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이른바 ‘7시간 녹음파일’에서 성폭력 혐의가 확정돼 수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두고 “불쌍하다”고 발언한 데 대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김건희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녹음파일’이 “사적 대화”라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표현은 성립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 차원의 공식 사과는 하지 않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유튜브 채널 뉴스토마토의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서 “김건희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김지은씨 간 사적관계에 대해 개인적인 사견을 얹어서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건희씨가 유튜브채널 기자와) 사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 가지고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표현은 성립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후보의 배우자가 만약 공개적인 공간에서 다수를 대상으로 김지은씨에 관해 사견을 피력했다고 하면 2차 가해가 성립하지만, 사적인 통화에서 이런 얘기를 했기 때문에 2차 가해가 성립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김건희씨와 통화한 기자가) 기자 신분을 밝혀 공적인 대화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으나 김지은씨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김지은씨 평가를 보도해달라는 전제로 관련 대화를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보수는 돈을 주니까 미투가 안 터진다”는 김건희씨 발언에 관해서도 “(김건희씨) 본인의 느낌을 평가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미투 폄훼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어 “(해당 발언은) 일반적인 시민들도 어디선가 한번 접해 봤을 만한 풍문이며 사견을 전제로 얘기한 것”이라며 “당 입장에서 평가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김건희씨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건희씨 발언은)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다”며 “공인의 신분이 됐으니 예전에 사인인 신분일 때하고 달라서 좀 더 신중히 하셨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지은씨에게) 김건희씨가 직접 사과할 가능성이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김건희씨에게) 물어본 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당 외곽에서는 일부 사과 발언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여성본부 고문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이날 양금희 의원(여성본부장)에게 고문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교수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았지만 선대위가 해체되면서 자리를 잃었다.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16일 김건희씨가 지난해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기자 이모씨와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김건희씨는 녹음파일에서 “난 안희정이 솔직히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 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이라며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김지은씨는 전날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성명을 내고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2차 가해 씨앗이 된다”며 김건희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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