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 건물 20층에 전진지휘소..기약 없는 시간이 흐른다
[경향신문]
노동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붕괴 현장에서 기약 없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지상과 지하층에 대한 수색을 마무리한 구조 당국은 건물 상층부에 ‘전진지휘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색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는 18일 본격적인 상층부 수색 착수에 대비해 붕괴된 아파트 고층부인 20층에 전진지휘소를 설치해 모든 구조 역량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전진지휘소에는 구조장비 등이 배치된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상층부 수색과 구조는 건축과 구조 철거 등 전문가 자문단의 의견대로 안정화 작업 이후 진행할 것”이라며 “수색과 구조 방법도 전문가 자문단 회의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39층 건물 슬래브(바닥)에 대한 콘크리트 타설 도중 무너진 해당 건물은 23층에서 붕괴가 멈췄다. 붕괴가 멈춘 지점에는 16개 층에서 쏟아진 콘크리트가 켜켜이 쌓여있다. 실종된 노동자들은 건물이 붕괴될 당시 28∼29층, 31∼34층 사이에서 각각 3명씩 작업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1명이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지상과 지하층에서는 추가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대책본부는 실종된 노동자들이 건물 상층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을 살펴본 국내 건축물 안전진단 및 구조분야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 17일 사고 현장 조사와 회의를 통해 “상층부에 대한 수색은 층별로 세부적인 안전대책이 먼저 나와야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책본부는 붕괴된 상층부에서 콘크리트 덩이 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19층에 낙하물 방지망을 설치하는 작업도 수색과 별도로 진행한다.
기약 없이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피해자 가족협의회 대표 안모씨(45)는 “가족들이 답답하긴 하지만 워낙 현장이 위험하니까 (구조대에)들어가라고 하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다”면서 “가족들이 녹초가 되고 있지만 혹시 모를 기대에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현석·김태희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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