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스트레스X부담多 "..'킹메이커' 설경구, 정약전→김대중이 된 '캐릭터 장인'의 도전(종합)

조지영 2022. 1. 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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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실존 인물을 연기하고 낯선 정치 드라마에 온전히 내던지며 온몸으로 부담을 이겨내야 했던 배우 설경구(55). 쉽지 않았던 도전에도 한 가지 흔들리지 않았던 확신은 결국 함께한 동료들이었다.

정치 영화 '킹메이커'(변성현 감독, 씨앗필름 제작)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소신과 열정을 가진 정치인 김운범을 연기한 설경구. 그가 18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킹메이커'를 선택한 계기부터 작품에 쏟은 애정을 고백했다.

'킹메이커'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 그리고 1960-70년대 드라마틱한 선거 과정을 모티브로 영화적 재미와 상상력에 기초해서 창작된 픽션 영화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뜻은 같으나 이를 이루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촘촘하고 세밀한 정치 드라마로 완성했다. 오는 3월 열리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금, 현시대와 맞닿아 있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킹메이커'는 올해 설날 기대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킹메이커'는 명품 배우 설경구, 이선균의 스크린을 찢는 열연으로 시사회 직후 많은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네 번의 낙선 이후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뜻이 같은 서창대(이선균)를 만나 선거에 연이어 승리,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서는 정치인 김운범 역을 맡은 설경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소신을 지키고자 하는 강직한 모습부터 서창대와 갈등하며 고뇌하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면면을 심도 있게 그려내 눈길을 끈다. 전작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17) 이후 4년 만에 변성현 감독과 재회한 설경구는 명불허전 명품 열연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킹메이커'의 품격을 한층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설경구는 "'킹메이커'는 '불한당' 당시 같이 받은 시나리오였다. '불한당'을 할 때도 변성현 감독과 '킹메이커' 이야기를 나눴다. 직접적으로 같이 하자는 이야기는 안 했지만 '불한당' 개봉 이후 1년이 지나니까 나도 모르게 하고 있더라. '킹메이커'는 '불한당' 제작진이 모두 참여한 작품이다. 다행히 시간들이 잘 맞아 같이 하게 됐다. 솔직히 '킹메이커'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지 않았다. '불한당'처럼 재미있게 읽히지 않았고 게다가 평소 정치 드라마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불한당'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런데 '불한당' 이후 이 팀으로 다시 작업하고 싶어 '킹메이커'를 하게 됐다. 변성현 감독의 새 작품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길복순'까지 자연스럽게 같이 하게 됐다. 변성현 감독에게 '내 나잇대의 캐릭터는 무조건 나한테 줘야 한다'며 반 강제적으로 사담을 나누기도 했다. '길복순'도 분량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내가 받은 시나리오 중 가장 상업적인 작품이다. 분량은 작지만 참여하고 싶었다. 아무래도 변성현 감독과 인연이 아닐까 싶다"고 신뢰와 믿음을 전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을 연기하면서 가진 부담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설경구는 "사실 캐릭터 이름도 원래 김대중이었다. 실명이 가져오는 하중이 커서 실명을 바꿨다. 너무 많이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고 너무 많은 존경을 받은 인물이라 이름을 바꿔도 누군지 다 아는 인물 같았다. 그래서 부담이 컸다. 처음에는 이 역할을 안 하고 싶었다. 배우로서 크게 할 역할이 없다고 생각했다.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는 인물이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입체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이선균이 캐스팅 되기 전에는 변성현 감독에게 서창대를 연기하고 싶다고 이야기도 했다. 부담이 큰 상태에서 촬영을 했고 지금도 관객이 어떻게 볼지 걱정이다. 내게 정말 어려웠던 인물이었다"고 곱씹었다.

그는 "전작 '자산어보'(21, 이준익 감독)의 정약전도 실존 인물이었다. 그 인물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 시나리오에 주어진 대로 잘 표현하면 그게 정약전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킹메이커'의 김운범은 근대사부터 현대사를 아울렀던 인물이라 부담이 컸다. 그 분을 모사할 수도 없었고 모사를 한다고 해도 부끄러운 부분이 많이 생길 것 같았다. 다만 이름을 바꾸면서 연기하는데 조금 편해지기도 했고 지역색이 있어서 사투리 공부를 조금 하기도 했다. 이후 변성현 감독과 이야기 끝에 사투리를 조금 걷어내면서 나와 실존 인물의 중간 지점에서 타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이 늦어지면서 지난해 기술 시사회로 영화를 먼저 봤다. 그때는 영화 전체를 못 보고 내 모습만 봐지더라. 아쉬운 부분만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 언론 시사회 때 두 번째로 영화를 보게 됐다. 내 영화를 객관적으로 잘 못 보는 스타일이다. 처음 봤을 때보다는 눈에 들어왔다. 내 연기 모습을 봤을 때 아직도, 작품에서 편한 사람은 아니더라. 모든 작품이 그런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운범을 연기하는데 비단 실존 인물이 가지는 중압감 뿐만이 아니었다. 설경구는 "김운범 캐릭터 자체가 재미있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4~5번 연설 장면이 있다는 것에 부담이 컸다. 성격 자체가 남들 앞에서 이야기 하거나 설득시키지 못하는 스타일이라 스트레스가 컸다. 특히 영화에서 중요했던 목포 연설 신은 촬영 두 달 전부터 스트레스가 오더라"며 "목포 연설 장면은 최소한의 보조 출연자가 있었지만 어떻게 CG로 덧입혀질지 상상도 안됐다. 게다가 촬영 당시 폭염도 있었고 카메라 앵글을 계산 해야 하기도 했다.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신이 나서 연기를 했던 캐릭터는 아니었다. 김운범은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어필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한마디로 리액션이 많은 캐릭터다. 대선 후보가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운범을 연기하면서 외롭기도 했다. 또 정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내가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조우진이 맡은 이실장의 대사인데, '정의는 승자의 단어다'라는 말이다. 정치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인은 각자의 정의를 위해 싸우는 분들인 것 같다. 그게 무섭기도 하고 각자의 정의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어렵고 부담이 컸던 작품이지만 배우 설경구, 인간 설경구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이 됐다고. 설경구는 "우리는 '킹'이 아닌 '킹메이커'를 말하는 영화다. '자산어보'(21, 이준익 감독)의 정약전도 그렇고 큰 판을 깔아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킹메이커'의 '킹'이 되려는 김운범도 큰 틀을 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킹메이커인 이선균이 복잡한 감정 속에 마음껏 놀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리고 '킹메이커'의 김운범은 내가 안 해봤던 캐릭터고 나에게는 또 한 번의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같이 못해본 배우들과도 만난 작품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니 결국은 사람이 남는 것 같다. 작품이 끝나면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남는 것 같다. 이 영화의 미덕은 배우 보는 맛이 있는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극 중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김운범 캠프의 선거 전략가 서창대 역의 이선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킹메이커'에서 이선균의 캐스팅을 적극 추천한 설경구는 "이선균을 추천한 이유는 당시 툭 생각난 사람을 던졌을 뿐이다. '자산어보'도 변요한이 툭 생각이 나 이준익 감독에게 제안했다. 그렇다고 그 당시 변요한과 친한 것도 아니었다. 이번 '킹메이커'는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방송되고 있었는데 우연히 드라마를 보고 이선균이 떠올랐다. 추천했다기 보다는 변성현 감독에게 의견을 물어봤다"고 답했다.

그는 "이선균은 사람 자체가 좋은 사람이다. 물론 나와 함께한 배우들이 모두 좋다. 그 중 이선균은 기복이 없다. 후배지만 멘탈도 강하고 자리를 잡아주는 사람 같았다. 단단하고 든든함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선균과 즐겁게 촬영을 잘 마쳤다"고 애정을 전했다.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설경구, 이선균, 유재명, 조우진, 박인환, 이해영, 김성오, 전배수, 서은수, 김종수, 윤경호, 그리고 배종옥이 출연했고 '나의 PS 파트너' '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설 연휴를 앞둔 오는 2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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