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높은 중국 의존도 때문"
[경향신문]
최근 원화 가치가 미국 달러뿐만 아니라 다른 통화에 비해서도 약세를 보인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경기 둔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김경근 연구위원과 손민규·조유정 부연구위원, 채동우·김재휘 조사역은 18일 공개한 ‘최근 원화 약세 원인 분석’ 보고서에서 원화 약세 원인을 이 같이 설명했다.
보고서는 “원·달러 환율은 외화자금 수급 상황과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달러인덱스 및 주요 신흥국 대미 환율에 비해 상승하는 등 여타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률(8.2%)은 달러인덱스(6.3%), 신흥국 대미 환율(2.7%)을 웃돌았다.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변화 때문에 가치가 떨어지는 것 이상으로 하락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원화 약세 원인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중국 경제 의존도,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해외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교역조건, 경상수지 악화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후반기 중국 부동산개발기업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이 구체화되는 등 중국 실물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된 것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 교역 의존도로 인해 원화 환율이 여타 신흥국 환율에 비해 중국 경기 둔화 우려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한국 비중을 축소해 투자자금이 유출된 것도 원하 절하 요인이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특히 반도체 경기 호황이 예상보다 짧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난해 하반기 들어 대두되면서 일시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원화 환율이 여러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미국의 인플레이션, 국제 원자재 가격, 중국 경제, 투자자금 이동,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변화 등 관련 대외 리스크 동향을 상시 점검하고 글로벌 자금흐름 및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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