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이재명 "성·세대 차별 모두에게 상처..분열 해소하겠다"

박주평 기자 2022. 1. 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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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 정책 발표 "갈등 편승 않고 문제 해결하는 정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일자리 대전환 6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2.1.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8일 "성별과 세대를 가르는 차별과 배제가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 여러분의 집단지성을 믿고 분열을 해소하고 상처를 치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에서 열린 '희망 앞으로, 성평등 제대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여성·가족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부모 모두가 자녀와 함께할 권리를 충분히 누리는 사회, 혼자 살아도 안심할 수 있고 다양한 삶의 모습이 존중받는 사회, 아이들이 어떤 가정에서 나고 자라든 동등한 기본권이 주어지는 사회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고용평등임금공시제' 도입, '육아휴직 부모쿼터제'와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 도입,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 구입비 지원 및 남성 청소년에게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무료접종을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다음은 이 후보의 여성·가족 정책공약 발표문 전문.

▶저성장과 기회의 부족이라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경쟁은 전쟁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성별과 세대를 가르는 차별과 배제가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습니다.

국민의 갈등을 조정하고 공동체를 통합하는 역할이 바로 정치에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 여러분의 집단지성을 믿고 분열을 해소하고 상처를 치유해나가겠습니다.

좁은 둥지 안에서 누구를 먼저 밀어낼 것인가를 말하지 않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둥지를 넓힐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겠습니다. 행여 둥지에서 떨어져도 다시 오를 방법을 찾아내겠습니다.

성장의 회복으로 기회의 총량을 늘리고 그 기회는 모두가 공정하게 누리도록 하겠습니다. 차이는 차이일 뿐, 차별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부모 모두가 자녀와 함께할 권리를 충분히 누리는 사회, 혼자 살아도 안심할 수 있고 다양한 삶의 모습이 존중받는 사회, 아이들이 어떤 가정에서 나고 자라든 동등한 기본권이 주어지는 사회로 나아가겠습니다.

누구나 평범한 일상과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여성·가족 분야 5대 공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차별 없는 공정한 일터를 만들겠습니다.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는 성평등의 기반일 뿐 아니라 국가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한국에서 성평등이 이루어질 경우 국가 GDP가 9% 늘어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이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유리천장 지수가 최하위권에 속합니다.

함께 일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임금 차별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우선 공공 분야에 '고용평등임금공시제'를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민간 분야에 확대해가겠습니다.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돌봄서비스와 같이 특정 성별이 집중된 직군이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도록 개선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채용 단계의 성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남녀고용평등법과 채용절차법을 개정하고 법 위반 시 법 제도적 조치 및 사회적 제재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성희롱 피해구제의 사각지대인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및 피해자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

기업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성평등 경영을 촉진하겠습니다. 기업 ESG 평가지표에서 성별 다양성 항목의 비중을 높이고 공적연기금 ESG 투자 고려 요소에 성평등 관점을 확대하겠습니다.

둘째, 부모가 자녀를 함께 돌보는 사회로 나아가겠습니다. 대다수 국민께서 일․생활 균형을 지향하고 계시지만 제도적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돌보고 싶은 남성, 일하고 싶은 여성의 선택권이 모두 존중받도록 하겠습니다.

아빠에게 자녀와 함께할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겠습니다. 육아휴직 급여액을 현실화하고 '육아휴직 부모쿼터제'를 추진해 휴직 사용에 따르는 경제적, 사회문화적 부담을 완화하겠습니다.

남녀 모두 육아휴직 사용이 당연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겠습니다.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자녀 출산 시 부모 모두의 육아휴직이 자동으로 신청되는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일하는 사람 누구나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여 육아휴직과 출산 전후 휴가사용 권리를 보장하겠습니다.

셋째, 생애 전반의 성과 재생산 건강권을 보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성과 재생산은 여성의 임신과 출산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습니다.

앞으로는 모성보호뿐 아니라 남녀 모두를 포괄하는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 보장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하여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겠습니다.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 구입비를 지원하고 모든 남성 청소년에게 여성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무료접종을 지원하겠습니다.

산부인과의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변경해 청소년과 미혼 여성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겠습니다.

난임 시술 약제비를 급여화하여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난임 부부에 대한 정서적 지원을 강화하며 건강검진 항목에 난임 관련 남녀 기초검사를 포함시키겠습니다.

안전한 성과 재생산 건강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과 교육 및 상담을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1인 가구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 다양한 사회관계망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겠습니다.

우리 국민의 삶과 가족의 모습이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열 집 중에서 세 집이 1인 가구일 만큼 그 숫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청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1인 가구의 안전과 주거에 대한 불안,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 현안이 되었습니다.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성과를 거둔 행복마을관리소 모델을 확대하여 생활 공구 대여, 위급 시 병원동행, 주거 안심 사업, 심리정서적 건강 관리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겠습니다.

가구 형태가 변화함에 따라 발생하는 주택 수요는 매우 다양합니다. 독립·분거·동거·비혼·이혼·미혼 출산과 같은 복합적인 원인이 있음에도 지금까지의 주택공급 정책은 결혼에 의한 수요만을 중시했습니다.

가구 구성 변화에 따른 다양한 주택 수요를 포괄할 수 있도록 주거정책을 개편하겠습니다. 공유형 기본주택과 같이 1인 가구에 걸맞은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겠습니다.

가구의 변화, 사회관계망의 변화라는 시대적 전환을 맞았음에도 혼인과 혈연 가족 중심에 머물러있는 법·제도는 이미 실재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삶을 제도의 바깥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임의후견제도를 활성화시켜 1인 가구가 치매·질환·고령·장애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친족이 아니라서 응급한 수술 동의서에 서명할 수 없고 소중한 이의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장례·돌봄 영역에 있어 연대관계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민간 영역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불이익을 발굴하여 제도개선에 힘쓰겠습니다.

다섯째, 한부모 가정의 아동·청소년이 차별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모든 아동·청소년은 가족 형태에 따른 구분 없이 동등한 기본권을 누려야 합니다.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한부모가족 지원제도가 낙인과 정책 소외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두텁게 지원하고 그 밖의 고충들은 더욱 폭넓게 살피겠습니다.

한부모가족증명서 발급의 소득 기준을 없애겠습니다. 증명서가 빈곤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 가족 형태를 증명하는 용도로만 쓰이도록 바꾸겠습니다.

한부모 아동양육비 지급 대상을 중위소득 80% 이하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양육비 이행상황을 한눈에 파악하여 이행률을 높일 수 있도록 '양육비 이행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아동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양육비 채무의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양육비 국가 대지 급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의 지위로 올라섰습니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러 온 성평등 지수가 상위권에 진입할 만큼 평등과 존엄의 가치가 실현될 때 선진국이라는 이름이 더욱 진정성 있게 빛날 것입니다.

공정과 성장이라는 미래로 나아가면서 세계 앞에 당당한 성평등 대한민국을 실현하겠습니다. 혐오를 조장하고 갈등에 편승하는 정치가 아닌 원인을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국민 여러분 앞에 약속드립니다.

기회 공정 앞으로! 성평등 제대로! 다양한 삶이 존중받는 사회, 이재명은 합니다! 고맙습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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