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엔 5G가 적? 美항공사들이 서비스에 펄쩍 뛰는 이유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2. 1. 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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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톡]
미 뉴욕 존F.케네디 공항에서 항공기들이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업계와 통신업계가 중대역 5G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 항공사들과 통신업체들이 미국 내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통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 시각) 미 항공업계 이익단체인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가 미 교통부 장관과 연방항공청(FAA) 청장에게 서한을 보내, “5G 서비스의 신호 간섭으로 항공기 수천편이 이륙하지 못할 수 있고, 국내 상업 활동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항공사들이 이런 경고를 한 이유는 AT&T, 버라이즌 등 미 통신업체들이 19일부터 3.7~4.2㎓(기가헤르츠) 중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는 5G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통신업체들은 도심 지역엔 초고주파인 28㎓를 활용한 5G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최근 5G 보급 확대를 위해 중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는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통신업체들이 이용하는 중대역 주파수가 항공기 전파 고도계에 쓰는 주파수 대역과 가깝다는 점입니다. 항공기 전파 고도계 주파수는 보통 4.2~4.4㎓ 입니다. 항공업계는 “5G 신호가 비행기 고도계에 신호 간섭을 일으켜서 착륙 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뉴욕과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내 주요 공항이 모두 이러한 문제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통신업계도 강경합니다. 당초 항공업계의 우려를 받아들여 5G 중대역 서비스 도입을 2차례 연기했는데,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통신업체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안전 문제가 해소됐고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에서는 다행히 5G 주파수(3.42~3.7㎓) 대역 자체가 미국과 달라, 항공기 전파 고도계에 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미 항공업계와 통신업계는 평행선을 걷고 있습니다. 두 업계가 소송전을 벌일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이 갈등은 미국에 입국하려는 한국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5G 주파수 간섭을 우려한 항공사들이 벌써부터 미국 도착 국제선 일부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주파수는 한정된 데 반해 주파수를 이용한 모바일 서비스는 폭증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수없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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