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펴게 지원하겠다"..윤사모 등 단체 관리한 윤석열 네트워크본부

문광호 기자 2022. 1. 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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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8일 오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서울 문래동에 위치한 사회복지사협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하며 청년사회복지사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금 회장님이 좋은 말씀하셨는데 사기꾼이 되지 않고, 증인의 사도가 되도록, 강원도에서 얼굴 충분히 펴실 수 있도록 저희들이 최대한 지원하겠다.”

지난해 12월30일 유튜브에 게재된 영상에서 김형준 당시 국민의힘 네트워크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의 한 대표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네트워크본부 역할을 설명하는 이 자리에서 그는 윤 후보를 “그분”으로 지칭하며 “1000만명 선거 운동에 적극 협력하겠다”, “(후보의 부산 일정은) 후보 비서실에 이야기하겠다. 확실하게 참석하실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8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김형준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총괄지원본부(권성동 본부장) 산하 네트워크본부 수석부본부장께서 네트워크본부 역할에 대한 설명’ 영상에 따르면 네트워크본부는 ‘윤사모’(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등 윤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발족했다. 김 전 부본부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네트워크본부가 26개 전국 조직을 (지원)한다”면서 “후보를 지지하는 전국 조직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곳”이라고 했다. 전날까지 공개됐던 김 전 본부장 영상은 이날 오전 삭제됐다.

윤 후보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씨가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보도가 전날 나오자 이날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씨의 활동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런 식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며 “불필요한 소문들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해산했다”고 했다.

윤 후보가 네트워크본부 해산을 결정한 것은 본부 규모와 다양성에서 오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본부에 부본부장만 20명이고 여성특위, 문화예술특위, 2030세대와 출마예정자들이 모인 국민공감특위, 해외동포특위 4개 특위가 있다. 또 전씨가 속한 의혹이 제기된 고문단, 특보단, 자문위원단이 있고 뉴미디어팀도 별도로 있었다.

매머드급 규모의 네트워크본부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전씨 활동도 자유로웠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의 정치 입문부터 활동해온 단체들이 소속돼 있어 윤 후보 관심도 각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 후보는 새해 첫날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찾아 “한 해 고생 많았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전씨는 윤 후보 어깨를 두드리며 직원들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 본부장은 이날 “네트워크본부는 후보 정치 입문 무렵부터 함께했다. 당연히 해산 조치는 후보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팬클럽인 윤사모는 2020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전씨와 네트워크본부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 선대본부 인사는 “네트워크위원회는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생성된 지지모임에서 지역 의견을 선대위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네트워크본부에서) 임명장도 주고 하는데 후보와의 연을 과시하기 위해 연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분들이 생기면 좀 그러니까 (해산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부본부장은 “전씨는 고문 직책으로 임명장이나 명함을 받은 적이 없다”며 “자발적으로, 열성적으로 일하는 지지자 중 한 분”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본부 영향력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없다”며 “저희들 역할은 (지지 단체들을) 독려하고 격려하는 것에 불과하다. 저희들은 다 무급 자원봉사자이다”고 말했다.

김 전 부본부장 설명회에 참석한 윤 후보 지지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네트워크본부로부터 공직선거법 교육을 받았을 뿐”이라며 “네트워크본부 활동은 페이스북에 글 올리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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