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4차 접종해도 오미크론 변이 예방효과 '불충분'..새 백신 필요성 커져

이정아 기자 2022. 1. 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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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기반 아닌 백신들 효과 더 떨어져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왼쪽부터). ORF 제공

이스라엘에서 현재 접종 진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이 4차까지 맞아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예방하는 데 불충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차접종의 효능을 밝힌 최초의 연구결과로 아직 학계의 검토나 공식 발표는 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셰바메디컬센터가 이날 공개한 예비결과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을 4차접종하면 3차접종 때보다 중화항체는 더 많이 생성되지만 오미크론 감염을 막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셰바메디컬센터는 지난달 26일부터 3차접종을 마친 의료진 154명에게는 화이자 백신으로, 120명에게는 모더나 백신으로 4차접종을 했다. 지난 2일에는 4차접종한 지 일주일째 항체 수치가 3차접종때보다 5배가량 늘어났고 이상반응도 심각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질리 레게브요하이 감염병역학과 교수는 현지 언론 더타임오브이스라엘과의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에 효과적이었던 mRNA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효능이 떨어진다"며 "4차접종자들이 물론 3차접종까지만 사람들에 비해서는 비율이 낮지만 여전히 많은 수가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들 중 몇 명이나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이 4차접종을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건강한) 60대 이상 고령자 또는 전체 인구까지 맞을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레게브요하이 교수는 "아직 이 연구결과는 최종이 아니지만 4차접종이 오미크론 변이를 막을 수 있느냐에 대해 관심이 크기 때문에 초기 정보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부터 60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의료종사자에게 4차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까지 4차접종자는 50만명이 넘는다.

mRNA 기반 아닌 백신은 효과 더욱 떨어져

 
이미 지난달 초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초기 연구결과들이 나오며 3차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제기됐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자사 백신을 3차접종하면 중화항체 수치가 2차접종때 보다 각각 25배, 37배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 연구팀이 지난달 17일 사전논문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에 밝힌 연구결과 역시 3차접종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됐다. 연구팀이 백신접종자 12명의 혈청을 분석한 결과 화이자 백신의 효능이 델타 변이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는 40분의 1로 떨어졌다. 

지난 12일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도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기본접종 완료만으로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65세 미만 의료인 15명, 75세 이상 일반인 15명 등 총 30명의 부스터샷 접종 전후 혈청에서 중화항체 농도를 분석한 결과다. 기본접종만 마친 사람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가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낮았지만, 3차접종을 한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중화항체가 100배 가량 증가했다. 

최근에는 3차접종 역시 오미크론 변이를 막아내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임상 데이터가 나오며 4차접종의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문제는 화이자나 모더나처럼 mRNA 기반이 아닌, 다른 기반의 백신은 오미크론에 대한 효능이 더욱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난달 뉴욕타임즈는 여러 연구 결과를 근거로 mRNA 기반이 아닌 백신, 즉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얀센 백신, 중국 백신, 러시아 백신 등이 오미크론에 효과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도 이달 13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맞은 중국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시노팜과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력을 없애 만든 불활성화 백신이다. 이미 오랫동안 사용해온 백신 플랫폼이기 때문에 mRNA 백신보다는 안정적이지만 효과는 다소 떨어진다. 시노백 백신의 효능은 51%, 시노팜 백신의 효능은 78%로 알려져 있었다. 

네이처는 다수 실험 결과 기존 코로나19 불활성화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에 별 효과가 없었다며 3차접종을 하더라도 중화항체 수치가 매우 낮았다고 밝혔다.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팀은 시노팜 백신을 2회 맞고 3차로 mRNA 백신을 맞은 101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2차접종까지는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가 거의 없었으며 3차접종 후 이들의 80%에게서 오미크론 항체가 소량 발견됐다고 분석했다. mRNA 백신으로 기본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비해서도 무척 적은 양이었다.

지금까지 이들 백신은 중국을 비롯해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 주로 공급됐다. 전 세계 백신 공급량 110억 회중 50억회에 해당한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10억회를 더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네이처는 중국 백신 등 불활성화 백신 활용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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