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해외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문학은 '82년생 김지영'

문학번역원, 해외 출간 韓문학 판매현황 조사
'채식주의자', '아몬드', '종의 기원' 순으로 기록

10개 언어권에서 출간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표지 /사진 =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 최근 5년간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한국문학 작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오늘(18일)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해외에서 출간된 한국문학의 판매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이 기간 10개 언어권에서 30만 부 이상 판매됐습니다. 특히 일본에선 2018년 출간 이후 2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매김했습니다.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13개 언어권에서 16만 부 이상 판매되며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2020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한 손원평의 '아몬드'와 정유정의 '종의 기원'이 각각 판매량 3위와 4위에 올랐습니다. '아몬드'는 일본에서 9만 부 이상, '종의 기원'은 브라질에서 2만 부 이상 팔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조사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해외 출간된 한국문학 총 658종(37개 언어권) 중 약 75%에 해당하는 492종(30개 언어권)의 판매량을 파악한 결과입니다.

해외에서 주요 판매 성과를 거둔 작품 10종의 표지 /사진 = 한국문학번역원 제공

조사 결과 5년간 누적 5000부 이상 팔린 책은 총 34종이었습니다. 2020년에 출간돼 한 해 동안 5000부 이상 판매된 작품도 16종에 달했으며 영어·독일어·프랑스어·중국어 등 언어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었습니다. 예컨대 독일어로 출간된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출간 후 1년 내에 5쇄를 찍으며 1만 부 이상 판매됐습니다. 2020년 독일 독립출판사 문학상과 독일 추리문학상 국제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언어권마다 인기있는 장르가 달랐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특징입니다. 프랑스에선 추리·스릴러 등 장르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서미애의 '잘자요 엄마', 김언수의 '뜨거운 피'가 성과를 냈습니다. 독일에선 힐링 에세이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져 혜민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1만5000부 이상의 판매 부수를 기록했습니다.

영어권에선 그래픽 노블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에 힘입어 김금숙의 '풀', 마영신의 '엄마들'이 연이어 미국 하비상 최우수 국제도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선 이창동의 소설집 '소지'가 5만 부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이는 '박하사탕', '버닝'등 이창동 영화에 대한 관심이 문학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문학번역원 측은 한국문학의 해외 출간·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82년생 김지영'이나 '아몬드'처럼 특정 국가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이 여러 언어권에서 출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문학을 출간하고자 하는 자생적 수요가 확연히 증가했음을 나타낸다"며 "이제 한국문학이 '문학 한류'의 초입에 서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