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만들라고만 하니"..광주 붕괴사고, 예견된 결과였다

김우현 2022. 1. 1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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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가 붕괴된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달 11일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붕괴 사건의 원인으로 '콘크리트 양생 불량'이 거론된 가운데 업계는 공사기간이 짧아 벌어질 수 밖에 없었던 사고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짧은 공사기간, 공사비 최저입찰제, 레미콘 8.5제 등이 콘크리트 양생 불량이 초래된 근본적인 이유로 거론된다.

현장 관계자들은 발주처가 공사중지 요청권이나 폭우, 폭설 등 돌발변수에 따른 지연보상금을 발주 내용에 반영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공사기간을 짧게 산정한 후 기한 엄수를 독촉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주말, 악천후 상황에서도 공사를 진행해야 하고, 콘크리트 경화가 느린 겨울에 느긋하게 기다릴 여유도 사라진다.

대형 건설사가 실제 공사를 담당하는 하부 업체에 최저입찰제로 공사비를 책정하는 것도 문제다. 하부 업체는 분양가에 상관없이 건설사가 책정한 비용으로 이익이 제한돼 있어 인건비와 재료비 수급에 한계가 있다.

레미콘 노조가 2016년부터 시행 중인 '레미콘 8.5제'도 이유로 언급된다.

레미콘 8.5제는 레미콘 운전자가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제도다. 레미콘 운전사의 저녁이 보장되지만, 시행 당시부터 현장에서는 레미콘 부족으로 건설 공사가 지연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 레미콘이 특정 시간에만 몰리면 지연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시공을 서두르게 돼 사고가 나게 된다.

한편 경찰은 화정동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했던 업체 10여 곳에 대해 압수 수색를 진행하고 있다. 불량 레미콘 납품 여부와 시공사와의 계약 관계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도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해 콘크리트 강도 정밀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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