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팀 시즌2' 꿈꾸는 아산 박동혁 감독 "재정 어렵다는 건 핑계일 뿐"
[스포츠경향]
선수들 3분의 2가 팀을 떠났다. 남긴 선수는 겨우 10명, 새로 들어온 선수는 무려 20명. 선수단 규모, 연봉 총액 모두 프로축구 1·2부를 통틀어 최저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도 없다. 지난시즌 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8위를 한 충남 아산 축구단이 지금 처한 상황이다. 그래도 젊은 선장은 용기를 잃지 않고 당찬 도전장을 다시 내밀었다.
박동혁 충남 아산 감독은 18일 부산에서 열린 K리그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 인터뷰에서 “프로에서 재정이 어렵다는 건 핑계일뿐”이라며 “우리 팀 색깔에 맞는 선수들을 많이 뽑았기 때문에 목표 순위를 6위로 잡았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은 지난시즌 11승8무17패(38득 41실) 성적을 거뒀다. 연봉총액은 겨우 17억원. 선수단 규모는 29명. 8위는 예산 대비 괜찮은 순위였다. 박 감독은 “올해 40경기를 치르면서 39실점 이하로 막는다면 승산이 있다”며 “지난해 세트피스 수비는 아주 좋은데 반면 실수가 많았다. 실수를 줄이면 실점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은 이번 시즌에 대비해 1부 팀에서 8명, 2부 팀에서 5명을 새로 영입했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는 한명도 없다. 아산시 방침에 따라 국내 선수로만 팀을 꾸린 것이다. 박 감독은 “1부 팀에서 온 8명이 외국인 선수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며 “선수들 마음을 움직여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은 지난해 2부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김인균을 최근 대전으로 보냈다. 김인균은 지난해 32경기에 출전해 8골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인균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이적료 수입을 안긴 선수다. 박 감독은 “누구든 우리팀에서 뛰다가 더 좋은 팀으로 가겠다고 하면 말릴 생각이 없다”며 “우리는 발판이 되는 팀”이라고 말했다.
올해 2부리그는 11개팀으로 운영된다. 지난해에는 4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올해는 5위까지 가능하다. 박 감독은 ‘왜 목표를 5위가 아닌 6위로 정했느냐’는 질문에 “6위가 우리 예산 대비 최고 순위라고 본다”며 “5위 이상은 우리가 해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팀이 상위권에 올라야한다는 의미다.
박 감독은 현재 프로축구 최연소 감독이다. 2017년 아산 무궁화 사령탑으로 선임됐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두려울 것도, 잃을 것도 없다. 박 감독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해결 방법을 찾아야하는 게 지도자 임무”라며 “어린 만큼 어디에서든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해 더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2년 계약을 마친 뒤 올해 공모를 통해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박 감독은 “충남 아산에서 플레이오프행을 이루지 못하고 팀을 떠나는 걸 지도자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며 “임기 동안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충남 아산은 ‘도깨비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력도 좋았고 가끔 강팀을 혼쭐내기도 했다. 박 감독은 “올해도 상대가 쉽게 볼 수 없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지도자다. 전북 현대, 울산 현대, 감바 오사카, 가시와 레이솔 등에서 13년 동안 뛰었고 23세 이하 대표팀(32경기), 국가대표팀(8경기)에서도 활약했다. 박 감독은 이동국(은퇴), 김은중(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설기현(경남FC 감독)과 동갑내기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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