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앞에 멈춰선 강릉 위촌리의 400년 이상된 도배례 전통..2년 연속 취소
[경향신문]
강원 강릉시 성산면 위촌리 주민들이 440여년간 이어온 설 명절 풍습인 ‘도배례(都拜禮)’가 코로나19로 인해 2년 연속 열리지 않게 됐다.
도배례는 매년 설 이튿날 도포와 두루마기 등 전통 의복을 갖춘 주민들이 함께 몰려다니며 촌장과 마을 어르신들께 세배를 올리고 명절 음식을 나눠 먹으며 덕담을 주고 받는 풍습이다.
강릉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번지고 있는 점을 고려, 오는 2월 2일 위촌리 마을 전통문화전승관에서 진행하려던 도배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처럼 위촌리의 도배례가 취소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도배례는 조선 중기인 1577년 마을 주민들이 대동계를 조직한 이후 2020년까지 443년간 이어져 왔다.
어른을 공경하고, 마을 공동체의 화합을 다지는 축제와 같은 성격을 지녔던 ‘도배례’는 세월이 지나면서 인근 마을뿐 아니라 도심지역까지 확산됐다.
강릉지역에서 도배례가 진행되는 마을은 위촌리를 비롯해 성산면 구산리, 구정면 어단 2리 등 30여곳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원조격인 위촌리의 도배례가 취소됨에 따라 다른 마을에서도 대부분 개별 세배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강릉시는 위촌리의 도배례뿐 아니라 새해 소망과 풍요를 기원하는 향토문화 행사인 강릉 망월제와 건금마을 용물달기 등도 취소하기로 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부득이 하게 도배례 등을 취소하게 됐다”며 “그동안 논의 과정에서 적극 협조해준 단체와 주민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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