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프랑크 밀고자, 같은 유대인이었다..아버지는 알고도 덮어"

‘안네의 일기’로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잔혹함을 알린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와 그의 가족을 밀고한 사람이 같은 유대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딸의 일기를 편집해 책으로 세상에 내놓은 안네의 아버지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덮었다고 한다.
17일 미국 CBS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60minutes)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 요원 출신 빈센트 팬코크를 비롯해 역사학자, 컴퓨터 전문가 등 전문가 19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안네 프랑크 가족의 은신처를 나치에 알린 밀고자가 유대인 공증사 아놀드 판 덴 베르그라고 주장했다. 2016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팀은 판 덴 베르그가 자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밀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네 가족을 포함해 유대인 8명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집에 있는 책장 뒤에 숨겨진 비밀 계단으로만 갈 수 있는 별관에 약 2년간 숨었다가 1944년 8월 나치에 의해 수용소로 끌려갔다. 안네는 연합군의 승리를 약 한달 앞뒀던 1945년 2월 독일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15살의 나이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가족도 아버지 오토 프랑크를 제외하고 모두 사망했다.
생존한 오토는 안네의 친구에게서 딸이 쓴 일기를 전달받아 ‘안네의 일기’를 책으로 엮어 세상에 공개했다. 조사팀은 이 오토가 밀고자로 같은 유대인이었던 판 덴 베르그를 강력하게 의심했지만, 반유태주의 정서의 확산 등을 우려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조사팀이 제시한 증거는 오토가 남긴 공책이다. 이 공책에는 판 덴 베르그를 언급하며 그가 나치에 정보를 넘겼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증사였던 판 덴 베르그는 전시 유대교 연합회의 일원으로 유대인들의 은신처 목록을 볼 수 있는 위치였다. 그는 자기 가족을 살리기 위해 이 명단을 나치에 넘긴 것으로 보인다.
안네 가족 밀고자에 대한 조사는 여러 차례 이뤄졌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지금까지 밀고자 혐의를 받는 사람은 안네 가족 청소부 아줌마 아버지 오토의 종업원, 오토를 협박했던 남성, 나치 비밀경찰 요원으로 일했던 유대인 여성 등 대략 3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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