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연쇄 도발로 존재감 과시하는데 靑은 "매우 유감"..아직도 눈치만 보나 [핫이슈]

윤상환 2022. 1. 1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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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4번째 미사일 도발
미국 제재에 무력시위 대응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
의료용품 등 조달 '숨통'

북한이 연초부터 미사일 연쇄 도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켰다. 북한은 17일 올들어 4번째로 '북한판 에이테킴스'로 불리는 KN-24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은 극초음속미사일을, 14일은 열차서 KN-24 탄도미사일을 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들은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시키다는 점에서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다. 한미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김 위원장이 어떤 의도로 긴장을 조성하는지 다시 촉각을 세우게 됐다.

북한의 미사일 연쇄 도발은 김 위원장의 조바심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에서 2월 4일부터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들이 올림픽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북한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지만 올림픽 기간에 미사일 도발로 중국의 올림픽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1월에 서둘러 극초음속미사일과 KN-23 탄도미사일의 성능 개량과 실전배치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도발로 관심을 끌면서 협상의 판을 키우는 전형적인 북한의 전술이다.

한편으로 북한은 '코로나 쇄국'을 벗어나기 위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북한이 4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17일 북한 화물열차가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로 되돌아갔다. 열차에는 생필품과 의약품등 긴급 물자가 실린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지 24개월만이고, 중국과 육로무역을 차단한지 1년반만이다. 북한은 당분간북중간 열차 운행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이 북한에 백신 지원을 제안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유엔 측이 지난해 10∼11월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6000만 도스 지원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당시 김 대사는 지원 가능한 백신이 화이자인지 모더나인지를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사가 이를 평양에 보고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도 국경 봉쇄를 완화하고 북·중 교역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백신이 절박한 상황이다. 앞으로 북한에 대한 백신 공급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북 백신 지원과 관련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공동대응은 남북 주민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것인 만큼 남북 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북한 도발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이에 맞선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응은 무기력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 12일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도발에 맞서 미사일 부품과 소프트웨어 조달에 관여한 북한인 6명과 러시아인 1명, 러시아 기업 1곳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제재를 비웃는듯 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고있다. 이는 김 위원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강국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개발에 열을 올리는 신형 미사일들은 남한 전역을 비롯해 주한미군, 주일미군기지 까지 사정권에 둔 타격무기들이다.

그래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청와대는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거나 도발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청와대는 오히려 남북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들은 한반도 상황이 더 이상 경색되지 않고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화를 조속히 시작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직도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대북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종전선언에 모든 외교력을 쏟았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이뤄지진 것이 없다. 북한 달래기에 급급하면 북한의 버릇만 나빠지게 하고, 대북 관계 개선은 점점 더 멀어질 뿐이다. 국민의 인내심은 바닥나 있다.

[윤상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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