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제재카드 맞서 '마이웨이' 도발.. 南은 대화 메시지만
합참 "비행거리 380km·고도 42km 탐지"
KN-23·초대형 방사포 발사 가능성
文 "한반도 상황 안정적 관리에 만전"
北 매체, 南 훈련 비난하며 책임 전가
남북관계 연일 강대강 구도로 치달아
文정부내 종전선언 물거품 가능성 커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유선 협의
北, 국경 개방·연쇄 도발 '투트랙' 행보
몰아치기 이후 소강·대화국면으로 전환
대남·대미 협상서 몸값 올리기 분석도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8시50분과 8시54분쯤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42㎞로 탐지됐다. 속도는 마하5 안팎으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해상에 있는 알섬 일대로 날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사는 지난 14일 열차에서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쏜 지 사흘 만이다. 2017년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약 5년 만에 평양 인근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미사일이다. 수도인 평양 인근에서 미사일을 쏴도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한반도 유사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 세종시, 계룡대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성능 향상을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동해상 표적을 선정해 연속 발사 능력과 정확도를 향상하기 위한 시험발사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쏜 미사일 종류는 밝히지 않았으나 KN-23이나 KN-24 전술지대지탄도미사일, KN-25 초대형방사포를 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전엔 발사 간격이 11분이었던 것과 달리 이날은 4분으로 단축된 것으로 볼 때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통한 2발 연속 발사를 실시, 타격 시간 단축을 꾀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올해 들어 네 차례다. 외부에서 보기에도 숨가쁠 정도였다. 먼저 5일과 11일엔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이 신규 대북제재를 내세우자 북한은 반발 차원에서 지난 14일과 이날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와 별개로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계획은 변함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새해 들어 이뤄진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한국과 미국이 ‘무력도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중기준’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북한은 이와 함께 지난해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제기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일정대로 차질 없이 끌고 나가는 데 앞으로도 전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선전매체도 한국의 군사훈련과 국방계획 등을 지적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반도 정세 긴장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주장도 나왔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남조선(한국)에서 화약내가 물씬 풍기는 전쟁 연습이 매일과 같이 감행되고 있어 내외의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실로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정세 불안정을 몰아오는 무분별한 군사적 망동”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무력시위와 별개로 코로나19로 봉쇄했던 국경을 개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백신 도입을 위한 협의에 나서는 조짐을 드러내는 등 ‘투트랙’ 행보를 걷고 있다.
여러 여건으로 볼 때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으로 표출되는 ‘강대강’ 흐름과는 별개로, 국경봉쇄 완화와 코로나19 협력 등 지금보다 더 개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 배경엔 향후 대남, 대미 협상에서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목적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17년 당시처럼 1월 몰아치기 이후 소강상태 혹은 대화국면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2월 16일 80주년인 김정일 생일을 앞두고 체제결속 도모와 평화공세로의 전환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박수찬·김범수·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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