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는 맞지만..데뷔 초 힘 잃은 브라이언트의 미래는?[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크리스 브라이언트는 2010년대 중반 메이저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실력과 외모는 물론 '스토리'까지 갖췄다. 메이저리그를 지배하는 최고의 선수가 될 것 같았다. 물론 여전히 대단한 선수지만 예전의 위상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졌다.
라스베이거스 출신 1992년생 우투우타 3루수 브라이언트는 2010년 고졸 신인 신분으로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그를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18라운드에서 지명했다. 더 높은 곳을 원했던 브라이언트는 토론토와 계약하는 대신 샌디에이고 대학교 진학을 선택했고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 대학 신인 신분으로 다시 참가했다. 그리고 시카고 컵스에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대학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브라이언트는 승승장구했다. 지명 첫 해 싱글A를 통과했고 2014시즌에는 더블A와 트리플A까지 접수했다. 2014년 더블A, 트리플A에서 기록한 성적은 138경기 .325/.438/.661 43홈런 110타점 15도루. 마이너리그는 브라이언트를 담기엔 너무 작은 그릇이었다.
브라이언트는 2015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151경기에서 .275/.369/.488 26홈런 99타점 13도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그리고 2년차 시즌인 2016년에는 155경기에서 .292/.385/.554 39홈런 102타점 8도루로 성적을 더 끌어올렸고 내셔널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데뷔시즌 신인왕, 2년차 시즌 MVP를 거머쥔 브라이언트는 2016년 컵스가 108년만에 염소의 저주를 깨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꼈다. 프로 지명 4년, 빅리그 데뷔 2년만에 거의 모든 것을 이룬 브라이언트는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라스베이거스 출신 브라이언트에게는 '절친'이 있었다. 동창생은 아니지만 역시 라스베이거스 출신으로 학창시절 함께 야구를 한 동갑내기 브라이스 하퍼였다. 비록 하퍼가 2010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먼저 프로 무대를 밟았고 먼저 성공을 거뒀지만 브라이언트는 데뷔와 동시에 무섭게 하퍼를 따라잡았다. 그리고 하퍼가 데뷔 4년만에 차지한 리그 MVP를 2년만에 거머쥐었다. 준수한 외모까지 겸비한 브라이언트는 단숨에 메이저리그의 새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2017시즌에도 내셔널리그 MVP 투표 7위에 오르며 맹활약한 브라이언트는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하지만 2018년 어깨 부상을 경험하며 성적이 하락했고 2019시즌 반등했지만 2020시즌 34경기 .206/.293/.351 4홈런 11타점의 최악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시즌 도중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돼 샌프란시스코에서 FA가 됐다. 지난해 성적은 144경기 .265/.353/.481 25홈런 73타점 10도루였다.
브라이언트는 여전히 리그 평균 이상의 타자다. 하지만 더이상 데뷔 초처럼 리그를 지배하는 타자는 아니다. 2015-2016시즌 시속 89마일 이상이던 평균 타구속도는 이제 시속 86-88마일을 오가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퍼스윙을 하는 타자지만 땅볼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예전만큼 강하게 공을 잡아당기지도 못하고 있다. 데뷔 초에는 거의 모든 기대지표가 리그 최상위권인 타자였지만 이제는 평균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데뷔 초의 압도적인 모습을 잃은 가운데 브라이언트는 어느새 30세가 됐다. 30대에 접어든 만큼 향후 기량이 극적으로 반등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다만 3루수에만 머물지 않고 외야 전 포지션까지 소화하는 유틸리티 능력을 갖췄다는 점과 워낙 뛰어난 잠재력과 기량을 보인 선수였다는 점은 강점이다. 30세가 됐지만 여전히 1억6,000만 달러 규모의 FA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MLBTR). 시애틀 매리너스, 콜로라도 로키스, 뉴욕 메츠,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샌프란시스코 등이 브라이언트와 계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이언트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 유례없이 뜨거웠던 11월을 조용히 보냈고 성적이 예전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브라이언트는 직장폐쇄가 끝나면 큰 주목을 받을 FA 대어고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선수다. 과연 브라이언트가 어느 팀과 어떤 계약을 맺을지, 30대가 된 그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자료사진=크리스 브라이언트)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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