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독서 교환 일기
‘북유럽’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계신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 소위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여유로운 생활, 평생 국가가 돌봐주는 환경 속에서 행복한 웃음을 띠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릴 겁니다. 그렇지만 스웨덴 현지 회사에서 인사담당으로 일했던 이 책의 저자는 다르게 말합니다.
책 제목처럼 ‘행복한 나라의 불행한 사람들’이라고요.
저자는 엄청난 세금을 내지만 낸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무늬만 ‘무상의료’, 학생들을 공부시키지 않아 학업성취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무상교육’,
소득에만 세금을 매기고 상속세 등 재산세를 매기지 않아 중산층만 부담을 지는 모순 투성이 조세 제도 등을 지적합니다.
연수나 여행 등으로 잠시잠깐 머물다 온 사람들의 눈에 비친 ‘장밋빛 북유럽’의 환상을 벗겨주는 살아보며 일한 사람의 ‘찐 북유럽 이야기’, 한 번 읽어보시죠.
천국 같은 북유럽?… 3명 중 1명은 소득 절반 세금으로 내
“손발 오그라드는 일본 연애소설 추천해야지!”
하루키 책을 원서로 읽고 싶어 일본어를 전공한 번역가 이지수의 말에 ‘러시아문학 덕후’인 에세이스트 구달은 이렇게 답합니다.
“그럼 난 ‘전쟁과 평화’ 읽으라고 할 거야!”
독서 취향이 완전히 다른 친구가 추천한 책을, 그가 권했다는 이유만으로 읽어본 적 있으신가요? 절친한 친구인 지수와 구달이 함께 쓴 책 ‘읽는 사이’(제철소)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추천한 책을 각각 열 권씩 읽고 남긴 독서 일기입니다.
구달이 “도스토옙스키의 세계로 너를 유인하려 한다”며 권한 E.H. 카의 ‘도스토옙스키 평전’을 집어든 지수는 만연체 문장에 괴로움을 느끼면서도 끙끙대며 책을 읽어냅니다.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가족과 불화했던 도스토옙스키의 삶에서 깨달음을 얻죠. “위대하지 않은 인간도 위대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글을 쓰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 큰 희망은 없을 것이다.”
“온갖 연인들이 등장하는 이 책을 읽고 가상 애인과의 낭만적인 서울 데이트 코스를 짜주지 않을래?” 지수의 제안에 고전에 편향된 독서를 해 온지라 동시대 사랑이야기를 읽어본 적 없던 구달은 박선우 단편집 ‘우리는 같은 곳에서’를 읽습니다. 서울의 곳곳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소설의 여운을 음미하며 국수집과 공원, 카페 등이 포함된 정겨운 성북동 데이트 코스를 짜 보지요.
친구가 권한 책을 기꺼이 읽는다는 것은, ‘나와 다를지언정, 내가 아끼는 너의 세계를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승낙의 뜻일 겁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취향은 확장되고, 시야는 넓어지죠. 에필로그의 끝머리에서 구달은 지수에게 묻습니다. “그래서 다음 책은 뭐지?” 이런 사이, 부럽지 않나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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