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다보스포럼 연설서 미 겨냥 "냉전시대 사고방식 버려야"

박효재 기자 2022. 1. 1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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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행사 첫날인 17일(현지시간) 특별연사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다보스포럼 홈페이지 화면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행사 첫날인 17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다른 강대국들에 냉전시대 대결적 사고방식 폐기를 촉구하면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세계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10억 도스(1회 접종분) 분량 백신 공여 계획도 밝혔는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비판하는 한편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 주석의 발언은 대만 문제부터 시작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적재산권 다툼에 이르기까지 미·중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나왔다. 시 주석은 “우리는 냉전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평화 공존과 서로 상생하는 결과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오늘날 세상은 평온함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또 “보호주의와 일방주의는 누구도 보호할 수 없으며 궁국적으로 자신의 이익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이익도 해친다”면서 “더 나쁜 것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패권주의와 왕따의 관행이다”고 말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탄압 의혹을 제기하며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고, 신장 지역 생산품의 수입 금지 조치를 확대한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인류를 위한 올바른 길은 평화로운 발전과 상생협력”이라면서 중국 정부의 백신 공여 성과와 향후 추가 공여 계획을 밝혔다. 그는 “중국은 이미 20억 도스 분량의 백신을 해외에 보냈다”면서 “앞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에 6억 도스, 동남아시아에 1억5000만 도스를 추가로 기부하는 등 총 10억 도스를 공여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새로운 계획이나 구체적인 지원대책은 밝히지 않은 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어떤 나라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과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선진국의 몫”이라고 했다.

국가 주도의 중국 경제를 민간과 국제 경쟁에 더욱 개방하겠다는 약속도 지난해에 이어 되풀이했다. 공산당은 완성차 제조 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을 폐지하는 등 지난 5년 간 개방노선을 유지해왔다고 주장하지만, 재계 단체들은 여전히 중국 내 유망산업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투자가 정부의 각종 규제조치에 가로막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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