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속 화초 같았던 나, 올해 진정한 시험대"
[경향신문]
강등 위기 강원FC의 잔류 이끌고
새 시즌 준비 돌입한 최용수 감독
“상위스플릿 진입할 것” 각오 밝혀
“올해는 나 자신을 시험대에 올린 시즌이다.”
지난해 기적같은 승강 플레이오프 역전승으로 프로축구 1부에 잔류한 강원 FC 최용수 감독(49)이 새 시즌을 맞는 각오다.
최 감독은 17일 부산에서 진행한 K리그 전지훈련 캠프 인터뷰에서 자신을 “온실 속 화초와 다름없다”고 표현하며 “2022시즌에는 진정한 나의 모습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뿌리를 뽑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말 강등 위기에 몰린 강원 감독으로 부임했다. 대전과 맞붙은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2차전에서 4-1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부 잔류에 성공했다. 2022시즌이 강원에서 맞는 사실상 첫번째 시즌인 셈. 최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팀을 좋은 팀으로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닦아야 한다”며 “해야 하는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이런 팀에서 해보는 게 진정한 나를 시험해볼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선수 시절 연세대-안양LG-주빌로 이와타-FC서울 등 소위 ‘빅클럽’에서 줄곧 뛰었다. 지도자가 된 뒤에도 FC서울에서 거의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재정이 좋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팀들이다.
최 감독은 올시즌 목표를 “상위 스플릿 진입”이라고 밝혔다. 12개팀 중 6위 안에 들겠다는 것이다. 강원은 지난해 11위에 그쳐 자력으로 1부 잔류를 이루지 못했다. 최 감독은 “사람들은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둔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기억하지만 나는 이미 잊었다”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또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우리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승리로 살아남은 걸 이제는 잊어달라”며 “그 말이 자꾸 나오면 그대로 될까 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공격수 이정협도 “내가 부산에서 뛸 때 부산이 강등됐고 지난해 경남에서 강원으로 오자마자 강원이 강등될 뻔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도 플레이오프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과 동계훈련을 시작하면서 성적을 거론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 감독은 “동계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선수로서 가치, 구단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라고 주문했다”며 “나는 감독이 아닌 선배로서 도와주려 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먼저 말 걸고 장난도 치면서 벽을 허물고 있다.
공격수 이정협은 “처음에는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고, 미드필더 서민우도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 보는 등 재미나고 부드러운 감독”이라고 거들었다.
최 감독은 “강원 선수들은 정말 축구밖에 모르기 때문에 선수들을 볼 때마다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고 훈련하면서 좋아지는 선수들 보면 기대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전체가 공격과 수비를 함께하는 축구, 다음 경기는 없다는 생각으로 역량을 다 쏟아내는 축구를 향해 강력하게 밀어붙이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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