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번에도 KN-23 쏜 듯..미국 제재에 '강 대 강' 응수

박은경·정대연 기자 입력 2022. 1. 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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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행사 참석 중 정의용 장관 보고받는 문 대통령 아랍에미리트연합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두바이 엑스포 행사장에서 열린 ‘한국의날 K팝 콘서트’를 관람하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두바이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어제 평양서 동해로 발사체 2발…비행거리 380㎞, 고도 42㎞
핵보유국 인정 노림수…내달 베이징 올림픽 기간 자제할 듯
NSC 긴급회의…문 대통령 “한반도 상황 안정적 관리하라”

북한이 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추가 발사했다. 새해 들어서만 4번째이자 ‘속도전’식 무력시위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군은 오늘 오전 8시50분쯤과 8시54분쯤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또 “발사체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42㎞로 탐지했다”면서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번 탄도미사일의 최고 속도를 마하 5 내외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동해상 표적을 선정해 연속 발사 능력과 정확도를 향상하기 위한 시험발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4일 평북 의주의 철로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당시 간격은 11분이었으나 이날은 4분으로 단축됐다. 이번 미사일의 해상 표적도 지난 14일 발사 때와 같은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 무인도 ‘알섬’으로 보인다. 사흘 전 발사와 사거리, 속도, 고도 등 제원이 유사해 KN-23 미사일을 다시 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5일과 11일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이날까지 올 들어 4번째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국방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에 따른 국방력 강화 차원이라고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14일과 17일 미사일은 대외 압박용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이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에 속하지 않고, 시기적으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과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독자 대북 제재 직후 이뤄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더욱 강력하고도 분명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날 발사에 대해 “KN-23, KN-24, 극초음속 미사일 등은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고 한·미 동맹의 미사일방어(MD) 체계도 무력화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미사일을 실전 배치해 사실상 비핵화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핵보유국 인정을 전제로 한 군축으로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초 몰아치고 있는 북한의 무력시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여러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내달 4일부터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미사일 발사를 자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오는 3월 예정된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 전후로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비난하며 수위나 빈도를 높일 가능성도 크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위원들은 북한이 올해 들어 네 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앞서 NSC는 지난 5일에는 ‘우려’, 지난 11일과 14일에는 ‘강한 유감’이라는 표현을 썼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에서 미사일 발사 상황을 보고받고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국장은 이날 유선으로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분석 및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박은경·정대연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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