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원가 2배 오를수도"..광주 붕괴사고, 남일 아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반영하고 아파트를 짓는다면 건설원가는 지금보다 2배 이상 오를 것이다"
한 골조 전문업체 관계자는 "콘트리트 양생이 더딘 한 겨울에 4개 층 시공은 무리"라며 "그럼 다른 현장은 왜 무너지지 않았냐고 반문하겠지만 같은 약을 먹어도 사는 사람과 죽는 사람이 있다. 결국 공기단축 요구가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 달에 5개 층 골조 공정은 휴일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을 해야 가능하다"며 "빨리빨리 하라는 밀어붙이기식 문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문화는 공공 발주처도 마찬가지다. 한 중소 건설사 현장소장은 "발주처가 관공서였는데 공기를 산정할 때 일요일까지 일하도록 계산해 잘못된 거 아니냐고 실정 보고했더니 감독관이 짜증을 내면서 반려했다"며 "사고위험이 큰 동절기에 공사중지 요청권은 쓰기 어렵고, 기상악화 등 돌발변수에 따른 지연보상금은 전혀 반영해주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하도급 업체 공사비 후려치기도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통상 개발 프로젝트는 종합건설 면허가 있는 대형 건설사가 수주하나 실제 현장에 상주하는 본사 직원은 설계와 관리 책임을 맡은 소수에 불과하다. 현장에는 골조, 타설, 전기, 소방 등 수십 여개 공종으로 나뉜 중소 전문건설사 근로자들이 참여하는데 이들은 시공사가 최저입찰제로 발주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익이 제한돼 있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가가 지역에 따라 평당 1500만원에서 비싼 곳은 4000만원을 넘는 곳도 있지만 실제로 건물을 짓는 협력사 입장에선 분양가와 상관없이 최저 비용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며 "실제 작업을 하는 곳의 공사비 상승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모든 수익이 시공사, 시행사, 발주처 몫으로 돌아가는 현실에선 사고가 안 일어나는 게 천운이라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콘트리트 양생 결함이 레미콘 노조가 2016년부터 시행 중인 '8.5제' 영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미콘 차주 차량 운전자가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제도인데, 차주 수익은 줄지만 저녁 휴무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장단점이 있는 제도지만 시행 이후 공기 지연과 물량 부족으로 몰아치기 공사 관행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8.5제 시행 이후 수급에 차질이 발생해 물량을 받지 못한 현장은 공정이 아예 멈춘다"며 "그러다가 일시적으로 공급이 집중되면 그동안의 공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타설 속도와 양을 기준 이상으로 무리하게 진행해서 거푸집이 못버티고 터지거나 이번처럼 무너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강성 노조의 태업 등 공사 지연 행위, 현장 내 노조간 다툼 등도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 건설사 현장소장은 "타워크레인만 해도 공사장별로 각 노조 할당량이 있고 지키지 않으면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채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노조원을 현장에 보내 폐기물, 외국인근로자 비중 등 온갖 구실로 민원과 신고를 남발해 결국 관철시킨다. 이런 상황에 안전관리 비용은 제대로 챙겨볼 여유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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