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선대본부 온 윤석열 어깨 '툭'.."다 이리로" 상황 지휘도

배지현 2022. 1. 1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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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에 무속인이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동영상을 통해 해당 인물이 캠프 사무실을 방문한 윤 후보를 데리고 다니며 적극적으로 자원봉사자들에게 소개하는 모습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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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건진 법사' 고문 역할 의혹
유튜브 영상 논란 되자 삭제
국힘 "친근감 표현, 거부하지 않은 것"
무속인 딸·처남도 선거운동 의혹
조계종 관계자 "전씨 속한 일광조계종 금시초문"
무속인 전아무개씨(왼쪽 두번째)가 지난 1일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 본부 사무실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등에 손을 올리며 자원봉사자들과 인사를 안내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화면 갈무리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아무개(61)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의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전씨가 친밀한 관계로 보이는 영상이 공개됐다. 국민의힘은 17일 “전씨가 캠프에 몇번 드나든 적이 있다” “윤 후보가 한두차례 만났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영상에선 여의도 선거대책본부를 방문한 전씨가 윤 후보를 잡아끄는 등 가까운 모습을 보여 그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유튜브에 공개된 ‘네트워크 현장본부’ 영상에는 윤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한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에서 전씨는 윤 후보가 방명록 서명을 마치자 그를 사무실 안쪽으로 이끌며 직원들을 소개했다. 윤 후보와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사무실 곳곳으로 윤 후보를 안내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찍혔다. 이 과정에서 전씨는 윤 후보의 어깨와 등을 툭툭 치거나 잡아끌었고, “직원들 다 이리로 와. 전부 다 김형준 (네트워크본부) 본부장 옆으로”, “유세팀들 빠지고 다문화 팀들, 동작을 빨리해야 돼”라며 상황 지휘까지 나섰다. 또 “후보님, 딴 거 없어. 여기 와서 빨리 좀 찍어주세요”라고 말하는 등 선대본부 업무에 익숙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씨의 딸과 처남이 각각 윤 후보의 에스엔에스(SNS) 관리와 후보 수행에 역할을 맡았다는 의혹도 추가로 나왔다. 공식 임명장도 받지 않은 무속인이 선대본부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앞서 <세계일보>는 이날 ‘건진법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무속인 전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 상주하며 사실상 업무 전반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 직속인 ‘조직본부’(본부장 박성민) 산하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에 고문이란 직함을 달고 소속된 전씨가 비공식 통로로 윤 후보의 주요 의사결정에 개입하자 복수의 선대본부 관계자들이 ‘비선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전씨는 윤 후보 부부와 친분이 있는 인물로 전해진다.

무속인 전아무개씨(맨 오른쪽)가 지난 1일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 본부 사무실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안내하고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입장문을 내어 “전씨는 네트워크위원회 사무실을 들른 윤 후보에게 해당 사무실 직원들을 소개했고, 후보는 친근감을 표현하며 다가선 전씨를 거부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씨 가족의 관여 의혹에 대해서도 “전씨 자녀 역시 수십개 부서 중 하나인 네트워크위원회에서 자원봉사했을 뿐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역할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전씨를 종교단체인으로 인지하고 있을 뿐 고문 직함을 준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전씨의 처남 또한 공식 캠프가 꾸려지기 전 자원봉사식으로 활동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그분들이 활동한 건 전씨의 입김이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세계일보> 보도에 “캠프에 몇번 오갔을 뿐”이라던 국민의힘 해명과 달리, 전씨가 선대본부 내 네트워크본부를 사실상 지휘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씨가 ‘실세 구실’을 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또 국민의힘은 이날 전씨를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이라고 설명했으나, 조계종 관계자는 “전씨가 속해 있는 일광조계종은 처음 들어본 곳이다. 조계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전씨는 조계종 승적을 가진 적이 없는 무속인으로 2018년 9월 충북 충주에서 ‘수륙대재 및 국태민안 등불축제’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동물학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전씨의 선대본부 활동 논란에 대해 “제가 우리 당 관계자한테 그분을 소개받아서 인사를 한 적 있는데, 스님으로 전 안다. 법사라 들었다”며 “그분은 직책을 전혀 맡고 있지도 않고, 일정과 메시지 (관리는) 황당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배지현 조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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