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UAE 청각장애 아이들에 수어로 "자랑스럽다, 사랑한다"(종합)

박혜연 기자,조소영 기자 2022. 1. 17. 19:3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샤르자 복지센터 태권도 수업 참관..자밀라 공주에 오혜리 선수 띠 선물
"흰띠는 꿈을 향해 출발했다는 것, 노란띠는 꿈에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
김정숙 여사 (청와대 제공) 2022.1.17/뉴스1

(서울·두바이=뉴스1) 박혜연 기자,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순방 중인 김정숙 여사는 17일 오전(현지시간) 샤르자 인도주의 복지센터를 방문해 태권도 수업에 참여 중인 청각장애 학생들을 만나 격려했다.

샤르자는 UAE의 7개 토후국 중 세 번째로 큰 에미리트다. 샤르자 인도주의 복지센터는 1979년 개원한 중동지역 최대 장애인 지원기구로 자밀라 모하메드 알 까시미 UAE 공주가 운영하고 있다.

2017년부터 센터 내에는 태권도 교실이 열려 7~17세에 이르는 청각장애 학생 20여 명이 전 UAE 국가대표팀 코치 출신인 박형문 태권도 사범에게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2018년 평창패럴림픽의 홍보와 열띤 응원을 시작으로 장애인 체육에 지속적인 응원과 격려를 보내온 김정숙 여사의 지난 행보의 연장 선상에서 마련된 자리"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먼저 모하메드 파우지 유수프 조기교육센터 대외국장으로부터 복지센터에 대한 소개를 받고 복지센터장인 자밀라 공주와 환담했다. 자밀라 공주는 2017년부터 UAE 태권도협회 장애인 위원장을 지내고 있다.

자밀라 공주는 김 여사에게 "짧은 일정에도 복지센터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김 여사는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도 교육을 통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사회, 국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밀라 공주는 "8년 전부터 한국과 협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특히 KT와 협력으로 장애인 맞춤형 스마트팜을 구축했고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이 파견돼 음악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한국 기업, 대학과 연계해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 더 감사하고 고맙다"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과 완전히 다른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발전하고 있다"며 "여러분들 희망과 노력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자밀라 공주에게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태권도 금메달을 딴 오혜리 선수가 직접 사용한 태권도 띠를 선물했다. 자밀라 공주는 선물이 담긴 보자기 매듭이 너무 예뻐서 열고 싶지 않다며 선물을 풀어보지 못하고 김 여사에게 여성 발달장애인이 발로 그린 그림 한 폭을 선물했다.

김 여사는 이후 자밀라 공주와 강당으로 이동해 아이샤 샤르자 UAE 외교부 국장, 모나 압둘 카림 복지센터장 등과 학생들의 태권도 수업을 참관했다. 흰띠, 노란띠, 파란띠 등 색색의 태권도 띠를 맨 아이들은 김 여사를 보자 손을 높이 들고 인사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전 UAE 국가대표팀 코치 출신인 박형문 사범은 "코로나에도 일주일에 2~3회는 꾸준히 수업을 하고 있다"며 "전 선수가 검은띠를 취득하고 데플림픽(국제농아인올림픽대회)에 나가는 것이 아이들 목표"라고 소개했다.

데플림픽은 4년마다 개최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국제농아인올림픽대회로 '월드 사일러트 게임'(World Silent Games)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2009년부터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작년 코로나로 인해 개최되지 못한 제24회 데플림픽이 오는 5월 브라질 카시아스두술에서 개막할 예정이다.

김 여사는 학생들에게 먼저 '앗쌀라무 알라이쿰'의 아랍 수어와 '안녕하세요'라는 한국 수어로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태권도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온 대통령 부인 김정숙"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태권도는 K-팝보다 오래전부터 한국을 전 세계에 알려 온 한국의 전통무예"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흰 띠와 노란 띠를 맨 학생들에게 "흰 띠를 매고 있는 것은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 이미 출발을 했다는 것", "노란 띠로 바꾼 것은 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격려했다.

이어 검은 띠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는 "검은 띠를 맨다는 것은 어려움이 있어도 굳세게 참아낸다는 것이고, 넘어질 때마다 씩씩하게 다시 일어난다는 것, 어제는 못했던 것을 내일은 해낼 거라고 내가 나를 믿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언젠가는 데플림픽 경기장에서 반짝이는 박수를 보고 싶다는 꿈을 응원한다"며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면서 가자"고 격려했다.

김 여사는 또 파란 띠로 승급하는 아프라 하산 아흐마드(14), 압바스 압둘 살람 주코(13) 두 학생에게 직접 한글 이름이 적힌 태권도 띠를 매어줬다.

'무존'이라는 이름의 여학생은 "예전에는 제가 항상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태권도를 배우면서 강해졌다"고 했고, '모하메드'라는 남학생은 "태권도를 배우기 전에는 뭐든 자신이 없었는데 태권도를 배우면서 공부도 자신 있어졌다"고 수어로 소감을 밝혔다.

김 여사는 "수어로 인사를 전하려고 많이 연습했는데 태권도를 집중해서 보느라 다 잊어버렸다"며 난처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서툰 아랍 수어로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김 여사는 아이들과 헤어진 뒤에도 "수어 준비를 많이 했는데 잘 못 한 것 같아 속상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자밀라 공주는 "저는 30년이나 이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수어를 잘 못 한다. 그 정도면 정말 잘하신 것"이라며 "여사님의 사랑과 따뜻한 마음은 잘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hy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