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대선후보 토론회 '반쪽 행사' 우려..이재명·윤석열 이어 심상정도 불참
학생회 측도 실망감 토로 "청년·과학 중요하다더니..진정성 의심"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주관한 대선 후보 토론회가 알맹이 빠진 반쪽 토론회로 열리게 됐다. '대선후보에게 직접 묻고 듣는' 행사 취지가 무색할 만큼 주요 후보들이 속속 불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과학기술계 홀대론이 "여전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후보들이 밝혀 온 과학철학에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7일 KAIST에 따르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토론회를 앞둔 지난 16일 주최 측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심 후보가 지난 12일 선거 운동을 잠정 중단하면서 일정이 불투명해졌고, 결국 후보는 물론 캠프 관계자의 대리 참석마저 불발됐다. KAIST 관계자는 "첫 날 참석 예정이었던 심 후보가 선대위 개편 등의 일정 조정으로 불참하게 됐다"며 "결국 18일 오후 일정 전체를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과 학부·대학원 총학생회 등은 20여 개 주요 과학기술 단체와 18일부터 3일간 '과학기술혁신 공약 토론회 및 청년과학기술인과의 토크쇼'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박영선 디지털대전환위원장과 원희룡 정책본부장을 대리 참석토록 하면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기에 당초 참석키로 했던 심 후보마저 불참을 통보하면서 KAIST는 행사 첫 날부터 이른바 '김 빠진' 토론회를 이어나가게 됐다.
과기계 한 인사는 "내용이 전문적이다 보니 괜히 (토론회에서) 아는 척했다가 무지를 드러낼 리스크도 있지 않겠냐"며 "이 후보가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과총 토론회는 참석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마저도 충분한 토론시간을 갖는 게 아니어서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토론회 주최측인 정용환 전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 회장(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선 후보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우선순위에 밀리는 기분이 들어 김이 빠지는 상황"이라며 "후보들이 백년대계를 보고 과학기술 정책을 앞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년층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최동혁 KAIST대학원 총학생회 회장은 "날카로운 얘기들이 오갈 수 있는 자리였기에 기대도 컸고, 준비도 많이 했었다"며 "대선 후보들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청년 세대에 관심이 많다고 얘기하면서도, 정작 과기계 청년들이 모인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아 상당히 실망스럽고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주최 측인 김소영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차기 대통령은 과학기술 혁신과 질적 도약을 위해 그간 여러 이유로 미루거나 머뭇거리던 과감한 변화를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9일 오후 3시,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20일 오전 10시 토론회에 참석한다. 행사는 KAIST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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