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33%, 소고기 17% 급등..물가 잡기 노력에도 성수품 가격 '고공행진'

변태섭 2022. 1. 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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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2주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선 정부의 노력에도 소고기·사과 등 주요 성수품 가격이 평년보다 최대 30% 이상 뛰면서 차례상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설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리는 등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가격 관리'가 계속될 수 없는 만큼 물가 상승세는 지속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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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가격도 28% 껑충 뛰어
"설 이후 물가 상승세 가팔라질 것" 우려도
17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설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설 명절을 2주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선 정부의 노력에도 소고기·사과 등 주요 성수품 가격이 평년보다 최대 30% 이상 뛰면서 차례상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대형마트·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한우 등심 1+등급 100g 가격(17일 기준)은 1만4,405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만2,344원)보다 16.7% 올랐다.

평년 가격(1만1,845원)으로 따지면 21.6% 상승률이다. 평년 가격은 최근 5년간 해당 일에 대한 가격 중 최고·최저값을 제외한 평균값을 말한다. 육전 등에 쓰이는 돼지고기 앞다리살 100g의 가격도 1,263원으로 평년(1,087원)보다 16.2% 상승했다.

소고기·돼지고기를 제외한 5대 성수품 중 사과 10개 가격이 2만6,893원, 달걀 30구는 6,244원으로 각각 평년보다 33.1%, 8.6% 올랐다.

정부가 할당관세를 적용해 무관세 수입 길을 터주면서 달걀 가격은 1년 전 6,600원보다 소폭 낮아졌으나, 전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산발적으로 발생해 수급 불확실성이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다. 다만 배 가격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 다른 성수품도 상황은 비슷하다. 배추는 1포기에 4,375원, 닭고기는 1㎏에 5,434원에 유통돼 평년보다 각각 28.1%, 2.5% 올랐다.

이 같은 식품 물가 상승은 차례상 차림 비용을 키울뿐더러, 전체 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8% 뛰었다. 이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 효과로 가공식품 가격은 3.8% 올랐고, 외식 물가 역시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4.8%)을 보였다. 먹거리 물가가 전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설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리는 등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6일 “배추·돼지고기 등 16대 성수품의 공급 시기를 지난해 설보다 일주일 앞당기고, 10일부터 3주간 지난해 대비 31% 증가한 역대 최고 물량(20만4,000톤)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가격 관리’가 계속될 수 없는 만큼 물가 상승세는 지속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회수에 나선 한국은행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공식화한 정부의 엇박자 정책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물가상방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책 엇박자로 시중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커지면서 설 이후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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