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검사장 외부인사 공모? 비극 이용한 알박기 아니길"
굳이 대검 검사급으로 공개모집
별 희한한 공지를 다 구경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산업재해·노동인권 분야의 전문가를 대검검사급 검사(검사장)로 발탁하기 위한 경력검사 신규 임용을 공모한다고 밝히자, 현직 검사가 “(광주 사건이라는) 비극을 기회로 삼아 엉뚱한 인사를 검찰에 알박기하려는 시도는 아니길 바란다”며 비판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유미 광주고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중대재해 전문가를 대검검사급 검사로 공개모집한다는 별 희한한 공지를 다 구경한다”며 “신기방기한 일”이라고 했다.
정 검사는 작년 6월 일어난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 철거 과정에서 일어난 건물 붕괴 사건을 언급하며 “그 사건 처리하는데 검사, 수사관, 실무관 할 것 없이 시간과 노력을 짜내서 일을 하더라”며 “(재해 사건은) 할 일은 산더미고 시간과 손발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전문가를 뽑아 일선을 지원해준다고 하면 큰절 이라도 할 판인데 일선이 아니라 검사장급 전문가를 뽑느다고 하니 절로 고개가 갸우뚱한다”며 “이 시점에 검사장급 전문가가 왜 어디에 필요한지 상상이 안 된다”고 했다.
정 검사는 “차라리 건설, 건축, 산재 등 전담검사나 수사관들을 모아 전담팀을 꾸리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광주지역에 대규모 건설재해가 연달아 두 번이 발생해 마음이 아픈데, 이 비극을 기회로 삼아 엉뚱한 인사를 검찰에 알박기하려는 시도는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그런 시도라면 너무 사악한데,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사 공지에 신기한 마음에 몇 자 적었다”고 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공석인 광주·대전고검 차장검사 두 자리를 모두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정권 말 검사장 승진 인사는 부담이 크다”며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대재해 전문성 강화’라는 인사 명분을 재차 강조했다.
박 장관은 “광주에서 학동 건물 붕괴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신축 아파트 건물 외벽이 붕괴하는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또 벌어졌다”며 “산업재해와 노동 인권에 식견이 높은 전문성 있는 외부 인사를 발탁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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