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상정, 초심으로 돌아가 '진보정치의 대의' 이뤄내라

한겨레 2022. 1. 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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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중단했던 선거운동 일정을 17일 재개했다.

심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진보정치의 가치와 원칙이 크게 흔들렸다. 뼈아픈 오판에 대해 겸허히 인정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다"고 한 대목이다.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심상정은 단순히 양당 구도의 틈새를 노리는 '제3후보'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 소외된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진보정당의 대선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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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중단했던 선거운동 일정을 17일 재개했다. 당과 연락을 끊고 숙고에 들어간 지 닷새 만이다.

심 후보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지금 상황에 대해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어디서부터 변화해야 하는지 침묵 속에서 깊이 성찰했다”며 “제대로 성찰하고 제대로 일어서겠다. 가치와 원칙은 더 선명하게 세우겠다. 가난하고 절박한 시민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더 절실해지겠다”고 밝혔다. 이유야 어찌됐든 공당의 대선 후보가 당과 상의 없이 선거운동 일정을 중단한 것에 대해선 어떤 식으로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실망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성찰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천과 성과로 입증해 보여야 할 것이다.

심 후보의 기자회견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진보정치의 가치와 원칙이 크게 흔들렸다. 뼈아픈 오판에 대해 겸허히 인정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다”고 한 대목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 정치인 심상정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은 물론, 20년 넘게 이어온 한국 진보정당의 운명마저 갈릴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의 표현일 것이다.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심상정은 단순히 양당 구도의 틈새를 노리는 ‘제3후보’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 소외된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진보정당의 대선 후보다. 심화된 불평등과 공고화된 기득권, 엄존하는 차별의 장벽을 깨뜨리는 일에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야 한다. 그 시작은 진보 내부의 기득권부터 도려내는 일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금기처럼 성역화되어온 낡은 진보의 과감한 혁신을 열어가겠다”고 한 심 후보의 발언은 고무적이다. 대-중소기업 노동자와 정규직-비정규직 사이의 격차와 차별, 연금 개혁과 정년 연장 등 그동안 진보진영에서 금기시돼온 의제들부터 공론화하겠다는 심 후보의 약속이 어떻게 이행되는지 국민들은 엄중히 지켜볼 것이다.

심 후보의 진단대로 이번 대선은 ‘노동’ ‘여성’ ‘기후위기’ 이슈가 실종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들의 사활적인 네거티브 전쟁과 무책임한 선심성 공약들이 ‘표 안 되는’ 절박한 문제들을 블랙홀처럼 집어삼킨 탓이다. 이 중대한 의제들을 차별화된 캠페인을 통해 공론화하는 일이야말로 이번 대선에서 심상정과 정의당에 주어진 과제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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