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작가 이경희 "공상과학이 아니라 사람 이야기예요"

민진기 기자 입력 2022. 1. 17. 18:56 수정 2022. 1. 1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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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한국 SF문학을 이끄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인 이경희 씨.


그는 자신의 작품이 SF소설이지만 공상 과학이 아닌 사람 이야기라고 강조하는데요.


인간의 소외, 외로움 그리고 권력, 서열 등의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풍자하는 그의 소설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민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벼운 도입을 통해 SF의 진입장벽을 무너뜨리고 무겁고 중요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안내합니다. 


이경희 작가가 선보인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단편과 중편 6편으로 채워진 소설집. 


다양한 소재, 질주하듯 빠른 호흡의 이야기, 그리고 유머가 담겨있습니다.


이경희 /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저자 

"제가 데뷔하고부터 지금까지 쓴 단편과 중편들을 모은 그런 소설집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SF의 모든 요소들을 한 곳에 모아서 모두 소개하고 싶은 의도로 엮은 책입니다."


추석 연휴 기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좀비가 돼 살아 돌아 온 조상들을 통해 고리타분한 관습을 꼬집습니다.


이경희 /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저자 

"이 작품은 죽은 조상님들이 좀비가 돼서 살아 돌아온다는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이 좀비들의 특징은 꼰대가 되어서 잔소리를 심하게 한다는 거예요. 이런 설정을 통해서 우리 세대의 관계 차이나 아니면 그런 꼰대 문제에 대한 것들, 또 이런 문제들을 좀 더 극단적으로, 그리고 좀 더 집중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죠."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우리가 멈추면'에선 서열과 권력에 대해 다룹니다.


이경희 /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저자 

"이 작품의 주인공은 KTX 민영화 반대 파업, 2014년에 있었던 사건이랑 파리바게트 제빵 기사들의 노조 결성 과정이 가장 모티프가 많이 됐고요."


그가 가장 애착이 간다는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에서는 젠더 갈등과 소외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이경희 /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저자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더 이상 소수자로서 어떤 문제를 겪지 않는 미래로 떠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어릴 적부터 SF소설을 즐겨 읽다가 작가가 됐다는 이경희 씨.


전업작가가 아닌 육아휴직 중인 직장인이기도 한 이 작가는 뉴스나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작품을 구상한다고 말합니다.


이경희 /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저자 

"제 SF 작가로서의 가장 큰 정체성은 저는 SF의 팬이었다가 작가가 된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제 소설에는 과거의 SF 명작들, 그리고 현재 최근에 한국 SF의 트렌드 같은 것들이 잘 녹아 있고 제가 좋아하는 그런SF의 요소들을 가장 능숙하게 잘 녹여서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어이 없고 황당한 상황으로 비현실적이거나 미래의 모습을 그리면서 우리 현실을 비춥니다.


SF 형식을 빌려 인간의 소외, 외로움을 다루고, 서열, 권력 문제를 풍자하는 이경희 작가.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더 나은 세상, 다정한 우주에 대한 희망을 품습니다.


이경희 /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저자 

"제가 소설에서도 한번 썼던 구절인데요. 누구도 누구보다 위에 서지 않고 누구도 누구를 아래로 내려다보지 않는 세상이라고 썼어요. 거기 더불어서 서로를 잘 배려할 수 있는,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것."


EBS뉴스 민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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