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업 제안서, 특혜 소지 많았지만 수용됐다"

박미영 2022. 1. 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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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지시로 검토한 정영학 회계사의 '대장동 개발사업 제안서'에 특혜 소지가 많았고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해당 사업제안서가 받아들여져 성남시에 보고됐다는 성남도개공 실무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한씨는 2014년쯤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이었던 유 전 본부장의 사무실에서 정 회계사를 만났고 유 전 본부장의 지시로 사업제안서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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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개공 실무자 법정 증언
"검토 결과 실현 불가능 생각" 강조
"유동규, 사내 영향력 있다고 소문"
"녹취록으로 혐의·결백 입증 불가"
재판부 "객관적 증거로 변론" 강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증인신문 절차가 진행된 1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성남도개공 개발사업 2팀장 한모 씨가 점심시간 휴정을 맞아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지시로 검토한 정영학 회계사의 ‘대장동 개발사업 제안서’에 특혜 소지가 많았고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해당 사업제안서가 받아들여져 성남시에 보고됐다는 성남도개공 실무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 심리로 열린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관련 재판에서다. 첫 증인신문이 열린 이날 재판에서는 성남도개공 개발사업 2팀장 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씨는 2014년쯤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이었던 유 전 본부장의 사무실에서 정 회계사를 만났고 유 전 본부장의 지시로 사업제안서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정 회계사의) 사업제안서는 대장동의 체비지를 팔아 공원 조성비를 마련하는 내용이었다”며 “검토 결과 실현 가능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비지는 사업비로 활용되는 용도인데 용도변경을 하는 자체가 특혜 소지가 많은 것이고 그런 사례를 들어본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영학 회계사가 1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속행공판에서 점심시간을 맞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씨는 이 내용을 상급자에게 보고했는데도 성남도개공이 정 회계사의 사업제안서를 받아들여 성남시에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당시 (소속이 달랐던) 유 전 본부장은 증인의 상급자도 아니었는데 정 회계사를 소개하고 사업제안서 검토를 지시했느냐”고 하자 한씨는 “그때는 행정적으로 상관은 아니었지만 두 조직이 통합을 진행 중이어서 따로 거부감은 없었다”고 답했다.

한씨는 또 검찰이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가까워 영향력이 있었냐”고 묻자 “직원들 사이에서 사내 영향력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 2019년 3월 6일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 구관 2층 브리핑룸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재판부는 이날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앞서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만으로는 혐의와 결백 모두 입증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으로 알려진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과 김씨 등 이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 막대한 개발사업의 이익 배분과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 등이 담겨 수사 초기 ‘스모킹건’으로 떠올랐다.

재판부는 “증거 신청된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 파일은 피고인 측에 다 전달되고 열람·등사가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공소사실과 여러 쟁점을 고려해볼 때 녹취록이나 여러 관계자의 대화만 가지고 공소사실이 입증되거나 피고인의 결백이 입증된다고 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인 증거에 대한 변론이 중요하다”며 “변론과정에서 지나치게 녹취록이나 관계자의 진술에 의존하기보다 구체적인 쟁점에 대한 토론과 검토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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