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에 콘크리트 붙어있어야".. 불량 콘크리트 사용 가능성

한현묵 2022. 1. 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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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된 현장을 보면 철근만 생선 가시처럼 앙상하게 남아있어요. 철근에 콘크리트 덩어리가 붙어있어야 합니다."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17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원인으로 불량 콘크리트 사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과 국토부는 붕괴 원인으로 콘크리트 불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는 한편 압축강도 샘플 조사에 들어갔다.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이날 아파트 신축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업체 10곳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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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신축 아파트 사고 수사
건설업계·전문가들 의혹 제기
"콘크리트 덩어리 붙어있어야
규정보다 더 많이 물 넣은 듯"
경찰, 납품 업체 10곳 압수수색
조사위, 압축 강도 등 정밀조사
붕괴 아파트 고층부 수색 작업
안전진단 17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크레인에 탑승해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광주=뉴스1
“붕괴된 현장을 보면 철근만 생선 가시처럼 앙상하게 남아있어요. 철근에 콘크리트 덩어리가 붙어있어야 합니다.”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17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원인으로 불량 콘크리트 사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전문가는 “콘크리트를 만드는 재료는 시멘트와 모래, 자갈, 약품으로 이를 일정한 비율로 배합한다”며 “만약 불량 재료를 사용할 경우 강도가 약해 철근에 붙지않고 떨어진다”고 말했다. 붕괴된 아파트 고층의 앙상하게 드러난 철근을 보면 불량 재료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도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노조 관계자는 “우선 불량 재료를 사용해 철근만 드러났을 수 있다”면서 “콘크리도 강도가 약한 것을 보면 수월한 타설 작업을 위해 물을 규정보다 더 많이 넣은 것 같다”고 밝혔다. 콘크리트에 물을 규정보다 많이 넣으면 타설 작업은 쉽지만 굳는 기간이 오래 걸린다. 붕괴 직전 촬영한 영상에도 시멘트 콘크리트 표면에 물이 새어 나온 모습이 나타나 표준 시방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고 현장의 타설 재하도급을 맡은 업체는 조선족과 중국인 등 법적 체류 자격에 문제가 없는 외국인 근로자가 주축이 된 전문 숙련 근로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7일째인 17일 구조대가 붕괴된 201동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과 국토부는 붕괴 원인으로 콘크리트 불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는 한편 압축강도 샘플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레미콘 타설때 불량 자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레미콘 콘크리트 성분 불량을 콘크리트 강도 부족의 요인으로 판단하고 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이날 아파트 신축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업체 10곳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현장에서 시공된 콘크리트 자재에 문제가 없었는지와 납품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 측 현장소장 A(49)씨를 건축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우선 입건하고 감리, 하청업체 관계자, 작업자, 목격자 등을 잇달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3일 철근콘크리트, 펌프카, 레미콘업체 등 하청업체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 14일 경찰과 노동부 관계자들이 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콘크리트 압축 강도와 품질 저하 여부에 대한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겨울철 한파 속 콘크리트가 충분한 강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타설을 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다.

조사위는 안전성이 확보될 경우 붕괴 현장 각 층에 콘크리트 벽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원형 시험체(지름 10㎝·길이 20㎝)를 채취한 뒤 압축 강도와 파괴 하중 등을 측정할 계획이다. 사고 이전 신축 현장에서 채취해놓은 시료(표준 시험체)와 비교해 콘크리트 강도 여부를 밝힐 방침이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5명의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붕괴된 아파트의 고층부분에 대한 수색 작업을 벌였다. 지하 4층부터 지상 2층까지 저층부 수색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대책본부는 남은 실종자 5명이 상층부 잔존 잔해에 매몰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7일 광주 북구청 광장에 화정아이파크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한편 붕괴사고 아파트의 예비 입주자들은 “화정아이파크 1단지와 2단지 전체를 철거한 뒤 다시 공사하라”고 촉구했다. 예비입주자대표회의는 이날 사고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산업개발의 어처구니없는 부실시공으로 지난해 학동 참사에 이어 믿을 수 없는 대참사가 발생했다”며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 시공, 감리 등 모든 단계에서 안전관리 준수계획을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한현묵·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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