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기동·극초음속·SLBM.. 北 미사일전략 핵심은 '기습과 변칙'

장용석 기자 2022. 1. 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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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무기 KN-23, 사거리 늘리고 정확도 높여 실전배치 단계
북한이 지난 14일 평안북도 철도기동미사일연대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조선중앙TV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의 추구하는 '미사일 개발 전략'이 최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기습 공격 능력'과 '변칙기동성' 강화가 바로 그 핵심이다.

북한은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미국으로부터의 핵공격을 억지할 수 있는 '자위적 수단'이란 이유로 전략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집중해왔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따른 대북제재 해제 등 보상 문제를 놓고 2018년 진행된 북미 간 대화가 별다른 소득이 없이 끝난 뒤론 그 방향도 바뀌기 시작했다.

북한은 2019년 이후 남한 전역은 물론, 동해 건너 주일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다양한 사거리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및 방사포(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 등의 개발을 통해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해왔고,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지금 일부 무기체계는 이미 완성돼 실전배치 단계에 이르렀단 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습'과 '변칙기동'에 관한 특성을 잘 나타내주는 북한의 대표 미사일 무기체계는 바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전술유도탄'(KN-23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은 2019년 2월 건군절(2월8일) 열병식 당시 러시아제 '이스칸데르M' 미사일과 외형이 유사한 KN-23을 처음 공개한 뒤 같은 해 5~8월 기간 4차례에 걸쳐 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KN-23의 사거리는 2019년 시험발사 때만 해도 430~690㎞ 수준으로 탐지됐지만, 작년 9월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첫 사격훈련 땐 약 800㎞를 날면서 크게 향상된 성능을 보여줬다.

그리고 북한은 이달 14일엔 평안북도 의주 일대 철길에 정차한 열차형 이동식 발사대(TEL)로부터 이 미사일 2발을 연속으로 쏴 동쪽으로 약 430㎞ 거리에 위치한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을 모두 명중시키며 그 정확도 또한 과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국방과학원이 지난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KN-23은 러시아제 '이스칸데르M'과 마찬가지로 발사 후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비행하다 하강 단계에서 특정고도 이하에 이르면 '풀업기동'(하강 중 재상승)하며 날아갈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미사일이 '풀업기동'을 하면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달리 탄착지점을 예측하기가 어려지기 때문에 대공미사일로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사시 한미연합전력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뚫고 주요 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풀업기동' 기능을 갖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KN-23뿐만 아니라 아직 개발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술유도무기'(KN-24·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도 '풀업기동' 기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철도기동미사일, 즉 열차형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운용하는 KN-23의 경우 평소엔 터널 안에 숨어 있다가 발사 때만 밖으로 나오도록 하거나 일반 열차로 위장할 수도 있단 점에서 기습 공격용 무기로서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물론 북한의 노후화된 철도망을 이유로 "실제론 철도기동미사일의 '기동성'이 떨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북한이 전국 각지에 이런 미사일 부대를 배치해놓는다면 한미 양국 군의 미사일방어체계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14일 실된 평안북도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검열사격훈련 강평에서 "전국적인 철도기동미사일 운용체계를 바로세우고 우리 식의 철도기동미사일전법을 완성하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을 토의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작년 10월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작년 9월 처음 시험발사한 '화성-8형'을 비롯해 이달 5일과 11일 시험발사한 이른바 '극초음속미사일'도 기습능력과 변칙기동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무기다.

북한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미사일은 고도 40~100㎞에서 탄두부가 로켓엔진 추진체와 분리돼 목표물을 향해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며 고도와 궤도를 바꿀 수 있는 극초음속 활공체(HGV) 탑재형 미사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앞서 "북한이 비행구간의 대부분을 마하5(음속의 5배·초속 1.7㎞) 이상 속도로 날 수 있는 극초음속비행체 기술엔 도달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놨으나, "한반도처럼 작전종심이 짧은 전장 환경에선 극초음속 비행구간이 길지 않더라도 정확도와 기동성만 담보된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북한은 자신들이 개발하는 극초음속미사일을 "전략무기"라고 부르며 핵 투발수단을 목표로 하고 있단 뜻 또한 숨기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기습 전력'의 대명사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함께 개발해왔다.

특히 북한이 작년 10월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시험발사한 신형 SLBM의 경우 KN-23을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돼 '풀업기동'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직 신형 SLBM 여러 발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은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SLBM은 기본적으로 발사 지점을 사전에 찾아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1발을 쏘든 여러 발을 쏘든 우리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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